국제유가는 29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증산에 대비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 주목하면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63달러(2.63%) 떨어진 배럴당 60.4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1달러(2.44%) 내려앉은 배럴당 64.25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로이터통신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올해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원유 시장에서는 원유 소비 상위국인 미국과 중국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유 수요와 가격 전망치를 급격히 낮췄다.
밥 야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선물 부문 이사는 “중국과 미국 간 무역 흐름이 준(準)금수조치 수준으로 둔화했다”며 “주요 교역국과 미국이 아무런 합의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갈수록 전 세계적인 수요 붕괴 상황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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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상품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1620억 달러(약 232조2270억 원)로 사상 최대치로 확대됐다. 특히 소비재 수입 규모가 1028억 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를 앞두고 선주문에 나선 기업이 급증했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무역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뜻이라고 CNBC는 평가했다.
원유 산업도 관세 충격을 받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BP는 정제 및 가스 거래 부진으로 순이익이 예상보다 48% 급감한 14억 달러를 기록했고, 에너지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석유 메이저인 엑손 모빌과 셰브론의 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OPEC+의 증산은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애널리스트는 “OPEC+가 생산량을 추가로 늘리는 것은 카자흐스탄이 생산량 감축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