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예방접종

입력 2025-04-2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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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모차르트와 구스타프 말러 음악을 연주하는 교향악 축제를 다녀왔다. 난해하고 격렬한 말러 고향곡. 모차르트가 비와 바람이라면 말러는 폭풍우이고, 일렁이는 물결이라면 방파제를 집어삼키는 험한 파도랄까. 음악성은 뛰어났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하는 당시 유럽의 분위기, 폭군과 같은 아버지, 그리고 숱한 가족들의 죽음 등이 음악에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말러 부모는 14남매를 낳았다. 말러는 둘째로 태어났지만 형이 죽어 장남이 됐으며, 사랑하던 바로 아래 동생은 13세에 죽었다. 그후로도 5명이나 되는 동생들의 죽음을 겪어야 했다. 결혼하여 딸 둘을 두었는데, 큰딸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나이인 네 살 때 장티푸스(染病·염병)로 잃었다.

과거 우리나라도 그랬다. 속된 말로 반타작 자식농사. 마마라고 부르던 천연두는 말할 것도 없고, 홍역을 제구실이라 했는데, 아이가 홍역을 앓고 나야 비로소 사람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1796년 에드워드 제너가 백신(vaccine)을 개발한 이래 많은 종류의 백신이 만들어지면서 인류는 전염병 팬데믹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잘못된 신념으로 백신반대 운동을 하는 해프닝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보건소를 중심으로 어린이와 노년층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필자가 늘 강조하는 것이 간염, 폐렴, 자궁경부암, 대상포진 접종이다. 간염항체 검사를 하여 음성이면 간염 예방접종을 맞자. 간염과 간경화, 간암을 막는 지름길이다. 노년층과 면역저하자는 폐렴 접종을 해야 하고, 그러면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12~13세 여자아이에게 무료 자궁경부암 접종을 하고 있으니 반드시 맞고, 만약 시기를 놓쳤다면 유료접종이라도 하자. 일부 선진국에서는 남자아이에게도 접종을 권장할 정도다. 접종비용과 자궁암에 걸리는 것을 비교하랴. 대상포진 접종을 무료로 하는 지자체도 있긴 한데 유료라도 꼭 맞는 게 좋다. 반드시 제값을 하는 접종들이다. 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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