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미 기관 수요 변화와 유사 흐름 보여
“기관 참여, 시장 안정화·스캠 탐지하는 역할” 의견도
“韓 법인 참여 늘면 이상 급등·김프 완화 효과 기대”
미국 기관 수요가 돌아오며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관세 전쟁 여파로 한때 7만4000달러 선까지 후퇴했던 비트코인은 지난주 9만4000달러 선까지 반등했다. 기관 참여로 시장 수급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업계에선 법인의 단계적 시장 참여 확대에 따른 ‘김치프리미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주 대비 7.69% 상승한 9만4062.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미국의 상호 관세 여파로 발생한 ‘블랙먼데이’ 영향으로 한때 7만4000달러 선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회복세는 돌아온 미국의 기관 수요 영향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세와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가속화했다. 김민승 코빗리서치 센터장은 “기관 투자는 ETF의 도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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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쟁글 리서처 역시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양수인 것은 미국 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거래소 대비 프리미엄을 지불하며 비트코인을 적극 매입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면서 “이는 ETF를 통한 기관의 수요 확대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임을 나타낸다”고 했다.

금융 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9만 달러선을 회복하며 상승한 지난주(21일~25일)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간)까지 포함하면 6영업일 연속 순유입 기록으로, 이 기간 총 31억6980만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미국 기관의 비트코인 수요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표도 21일 양수로 돌아서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동반 오름세를 보여 25일에는 70.1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지표가 70을 넘긴 것은 올해 2월 초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27일 기준 31.27을 나타내며 20일 이후 꾸준히 양수를 기록 중이다. 이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보다 미국 기관을 주 고객으로 하는 코인베이스 프로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이 31.27달러 높다는 의미로, 그만큼 미국 내 기관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기간(20~27일) 동안 비트코인 가격 역시 8만4000달러 선에서 9만3000달러 위로 올라왔다.
업계는 기관 참여 증가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국내외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관의 참여가 늘면서 시장이 안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하락 및 조정세가 크지 않고, 상승세를 회복한 것도 기관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기관 참여가 활발해지면 개인 투자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 업계가 기관의 투자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2월 국회에 진행된 한 토론회에서 “법인이 개인에 비해 훨씬 전문적인 투자를 하는 만큼, 스캠(사기)을 미리 적발하고 시장에 경고하는 파수꾼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또한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 ‘김치프리미엄(국내 가상자산 가격과 글로벌 가격 간 차이)’ 같은 국내 시장만의 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민승 센터장은 “법인 참여가 확대되면 가격 급등락 등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김치프리미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