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절차 간소화 절차 필요해"
“함께 유학 온 친구 10명 중 한국에서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저를 포함해 두 명뿐입니다.”
올해 초 LG이노텍에 입사한 인도 출신의 말람파티 크리슈나 디피카(27) 사원. 그는 누구보다 한국에서의 취업에 대한 간절함을 안고 있었지만 그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정보 부족, 비자 문제, 문화 차이 등 수많은 장벽 속에서 결국 대부분의 친구들은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디피카 역시 그 벽을 넘기 위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
그는 “학교에서는 주로 한국 학생들을 위한 채용정보는 제공되지만, 유학생들을 위한 정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채용 정보를 일일이 찾은 결과 LG이노텍에 지원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디피카 사원이 한국에 온 지는 올해로 3년 반이 됐다. 제주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익한 뒤 건국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취업을 준비할 당시 그와 친구들은 석사과정에서 쌓았던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에 취직해 전문성을 더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정작 그 꿈을 이룬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관련 뉴스
디피카 사원은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 함께 유학한 인도인 친구 중 대부분은 취업에 실패해 모두 인도로 돌아갔다”면서 “대부분 취업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유학생이 스스로 모든 정보를 찾기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 역시 우연히 SNS에 올라온 공고를 보지 못했다면 지원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정부와 학교, 기업의 적극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 부족 뿐만 아니라 비자 발급 문제도 외국인 인재들에게는 높은 취업 장벽이다.
디피카 사원은 “일부 기업은 취업비자를 알아서 준비해서 받으라는 경우가 있다”면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열 가지가 넘고, 절차도 복잡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다행히 LG이노텍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는 디피카 사원. 그는 “LG이노텍 덕분에 2주 만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며 “외국인 인재들을 대상으로 한 비자발급 절차가 간소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피카 사원은 현재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시스템개발Task 부서에서 자율주행 관련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그는 문화가 다른 회사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LG이노텍만의 차별화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2023년부터 국내 대학 및 대학원에 재학 중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취업을 위한 행정 절차부터 입사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한편, 유사 경험을 가진 해외 대학 출신 선배 사원을 멘토로 배정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인턴십 우수 수료자는 면접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디피카 사원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은 국내에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턴십 과정이 있어서 회사의 미래 비전과 조직문화를 미리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또 “모르는 게 있을 때 물어보면 멘토 선배가 정말 친절하게 알려줘서 자연스럽게 회사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LG이노텍과 같은 유학생 대상 글로벌 인턴십 제도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