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조 원대 자금 운용을 총괄하는 행정공제회 사업이사(CIO·최고투자책임자)가 연임에 성공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회의를 열고 투표를 통해 허장 CIO의 연임을 내정했다.대의원회에는 총 55인의 재적인원 중 50명이 출석했고, 대의원 3분의 2 이상(45명)이 허 CIO의 연임에 찬성했다.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으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연임이 확정되면 2월 만료된 그의 임기는 2028년까지로 3년 연장된다.
앞서 행정공제회는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신임 CIO 최종후보자명단(숏리스트)을 세 명으로 추렸다. 당시 허 CIO도 연임에 도전하면서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그러나 탄핵 정국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행정안전부의 인사 검증 절차가 지연됐다. 행정안전부 산하에 있는 행정공제회는 주요 임원을 뽑을 때 상위 부처의 승인 절차가 필요한데, 정부가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기 어려워지지면서 CIO 선임도 늦어졌다. 이후 정상화한 행정안전부의 인사 검증을 거쳐 이날 대의원회에는 허 CIO와 이도윤 노란우산공제회 CIO가 신임 CIO 후보로 올라왔다.
이번 연임 결정은 주식 투자 전문가로 손꼽히는 그가 2022년 취임 이후 행정공제회의 우수한 수익 실적을 이끈 영향으로 풀이된다. 허 CIO는 1989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입사한 후 동양투자자문 주식운용역과 삼성생명 증권사업부장, 삼성투신운용 SA운용팀장 등을 지냈다. 2006년에는 푸르덴셜자산운용(현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2011년에는 템피스투자자문 대표를 지냈고, 2013~2020년 말 당시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 투자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허 CIO가 행정공제회에 처음 취임한 2022년에는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연기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코스피지수는 25%가량 하락했지만, 행정공제회 수익률은 3.8%를 기록했다. 지난해 자산운용 수익률은 9.1%를 기록했다. 총자산은 올해 2월 말 기준 29조 원을 훌쩍 넘겼다.
한편 이날 행정공제회는 오전에 운영위원회를 열고 신임 관리이사 선임과 관련한 사전 심의도 진행했다. 관리이사 후보는 김선수 전 용산구청 부구청장과 백일헌 서울특별시 인재개발원장이 올라갔다. 최종 결정은 다음 달 대의원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관리이사 선임은 그간 6차례나 부결되며 이충열 관리이사의 후임자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