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R&D 예산은 3배 증액했으나 국제 협력 위한 SKAO 합류 연기
우주항공청이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거대전파망원경(SKA)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입이 늦어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 거대전파망원경관측소(SKAO) 참관국(옵저버)으로 이사회로 참여해온 우리나라는 2024년 SKAO 정회원 가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SKAO는 SKA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국제기구로 망원경 건설 및 운영, 데이터 처리 및 분석, 국제 협력 등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도 우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SKA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예산 축소로 인해 합류가 늦춰진 것이다.
정부는 ‘R&D 카르텔’을 예산 삭감 이유로 지목하며 지난해 예산을 전년 대비 16.6% 줄어든 25조9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문제는 국제 협력 예산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연구 프로젝트 참여가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의 우주 관측 연구와 국제 협력의 발걸음이 늦춰진 것이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R&D 예산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국제 협력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국제 협력 R&D 예산이 5000억 원에서 1조8000억 원으로 1조3000억 원 증가했다. 전체 R&D 예산이 16.6% 삭감되는 와중에 국제 협력 예산은 3배가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A 프로젝트 참여가 지연되면서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가 지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건설 중인 SKA 망원경은 기존 전파망원경보다 해상도, 관측 속도, 감도 등이 뛰어난 성능으로 우주 초기의 희미한 전파 신호까지 관측할 수 있으며 빅뱅 초기 별의 탄생과 우주의 기원, 외계 생명체 탐색, 블랙홀 관측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SKA 프로젝트에 정식으로 참여하는 회원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인도, 중국, 캐나다, 포르투갈, 프랑스, 호주 등 14개국이며 한국과 일본이 참여를 앞두고 있다.
SKA는 기존 전파망원경보다 해상도는 최대 4배, 민감도는 최대 8배, 속도는 최대 135배 이상 정도 뛰어나 깊은 우주를 빠르고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SKA는 화성에서 우주 비행사의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감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 정식 회원국으로 합류할 경우 우주 탐사 및 전파 천문학 분야에서 국제적인 협력 기회를 확대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강경인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우주항공청은 이번 참여를 통해 국내 천문학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면서“SKA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우주의 기원, 외계 생명체 탐색 등 현대 천문학 핵심 난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