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80%대’에 갇힌 韓 기술, 멀리 보고 빨리 뛰길

입력 2024-05-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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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기술력이 미국의 88%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은 어제 발간한 ‘2023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한미 양국 기술력을 수평 비교하고,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0.9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KEIT 보고서는 주요 5개국(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중국)의 기술 수준과 격차를 지난해 8월부터 반년 동안 국내 전문가 2722명에게 질의해 작성됐다. 우리 앞줄에 우뚝 선 국가는 미국만이 아니다. 한국의 비교 대상 4개국 중 EU의 산업기술 수준은 93.7%(미국 기준, 기술격차 0.39년), 일본은 92.9%(0.43년)로 미국에 버금간다. 우리 뒷줄엔 중국(83.0%·1.2년)뿐이다.

25대 산업기술 분야별로는 미래형 디스플레이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라고 조사됐다. 74개 세부기술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5개 분야 및 이차전지 2개 분야 등 총 7개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전반적 경쟁력은 2021년(86.9%) 대비 약 1.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최고 기술국과의 격차를 메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0.8년에서 0.9년으로 되레 벌어졌다. 주요국들이 기술 패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사이에 제자리걸음만 한 결과다.

KEIT 보고서만 볼 일이 아니다. 더 부정적인 결과도 있다. 앞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과학기술자문 회의(위원장 대통령)에서 의결한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부터 그렇다. 당시 정부 분석에서 기술 최강국 미국을 기준으로 EU는 94.7%, 일본은 86.4%, 중국은 82.6%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81.5%였다. 직전 2020년 조사에서 한국이 80.1%로 중국(80%)을 가까스로 제쳤던 것과도 비교된다. ‘미국의 88%’라는 KEIT 보고서만 보고 ‘중국보다 낫다’고 위안 삼을 계제가 아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산다. 소규모 개방 체제의 제조업 강국이기도 하다. 국가 명운은 기술력에 좌우되는 것이다. 이런 나라가 미래 판도를 좌우할 기술 인재 쟁탈전에서부터 속절없이 뒤처지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인재 유출이 인도와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는 기록이 대체 뭘 말하겠나. ‘미 80%대’에 갇혀 있는 한국 기술의 한계도 큰 문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다. ‘부양인구비’ 등의 지표도 날로 악화하는 중이다. 산 넘어 산이다. 하지만 대처할 방책이 없지는 않다. 경제성장이 가장 유력한 방책이다. 우리는 197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6.4% 고성장을 이룩했다. 기술과 혁신, 구조 개혁을 통해 그 비슷한 고성장 비행을 다시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4월 총선 후 ‘한국 경제의 기적이 끝났는가’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비관적 전망을 하면서도 “각종 개혁을 이뤄낸다면 재도약할 여력이 있다”고 했다. 그 분석, 그대로다. 우리에겐 여력이 있다. 멀리 보고 빨리 뛰어야 한다. 초격차 기술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머리만 맞대도 길이 생긴다. ‘미 88%’에 만족하고, 주저앉을 순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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