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바꾼 인텔, ‘파운드리’ 글로벌 2위…매출↓ㆍ영업손실은 확대

입력 2024-04-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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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 따라 내부거래 포함
매출 26%↓, 영업손실 34% 늘어
인텔 내부 물량 비중만 95% 수준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매출 2위에 올라섰다. 다만 이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것으로 전체 실적에서 내부 거래물량을 제외하면 인텔은 여전히 삼성전자를 추격 중이라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따르면 이날 인텔은 회계기준 변경을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실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인텔의 파운드리 매출은 전년(257억 달러) 대비 26% 감소한 189억 달러(약 25조5700억 원)에 머물렀다. 매출 감소 탓에 영업손실도 늘어났다. 손실 폭은 전년(52억 달러) 대비 34% 증가한 70억 달러에 달했다.

앞서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글로벌 1~2위를 고수 중인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를 추격, 2030년까지 삼성전자를 제치며 2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도 공언했다.

인텔은 올해부터 프로덕트(제품)와 파운드리 실적을 각각 나눠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한 인텔의 2022년과 2023년 파운드리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가 추정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022년 매출(208억 달러)과 2023년 매출(133억 달러)을 각각 넘어섰다.

다만 새 회계기준에는 반도체 내부 물량도 전체 매출에 포함돼 있다. 인텔 파운드리의 작년 매출 가운데 95%는 내부 물량이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의 내부 물량 규모는 인텔 비중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삼성전자의 내부 거래물량이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퀄컴과 테슬라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를 고려하면 중장기 성장성은 삼성전자가 한결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역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 2위’를 인정했다. 그는 이날 회계기준 변경을 설명하는 투자자 대상 웨비나(웹 세미나)에서 “2030년까지 외부 고객으로부터 연간 1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며 “이를 통해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CEO 스스로 파운드리 2위를 목표로 삼은 만큼, 현재 3위 수준임을 인정한 셈이다.

이밖에 겔싱어 CEO는 지난해 파운드리 영업손실이 확대된 배경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1년 전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사용을 반대하는 등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이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우리는 이제 EUV 장비가 매우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EUV는 극자외선을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비춰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때 쓰는 첨단장비다.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이전의 다른 칩 제조 도구들보다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ASML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인텔은 구형 장비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면서 EUV 장비로 전환 중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역시 인텔의 향후 매출 개선과 영업이익 확대는 물론 새로운 투자에 힘을 보탤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총 195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확보했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바뀐 회계기준을 적용했음에도 영업손실이 커졌다는 사실에 시장 반응은 매도 우위세가 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1.30% 하락 마감하고 나서 파운드리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4%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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