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경고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증상 나타나면 위험 [이슈크래커]

입력 2023-12-06 16:41 수정 2023-12-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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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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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세가 무섭습니다. 중국 저장성의 중점 병원 3곳에서는 올해 9월 이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렸다고 의심되는 어린이 환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 수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이라고 안심하긴 이릅니다. 국내에서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인데요. 질병 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부터 세균성 호흡기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280명 가운데 270명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였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병상이 200개 이상인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라 병상이 200개 미만인 병원까지 고려하면 환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질병 관리청이 집계한 전체 감염자 중 6살 이하 영유아가 37%, 초등학생이 46%를 차지할 정도로 12살 이하의 환자가 대부분이라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대한아동병원협회 역시 4일 “대만 등 인접국은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비상인데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보건당국은 미유행 타령을 멈추고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제 막 사회적 거리두기로부터 자유로워진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마이크로플라즈마 폐렴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강해져서 돌아온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출처=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출처=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
최근 중국 소식을 통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처음 접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이전부터 국내에서 3, 4년 주기로 유행하고 있던 질병인데요. 주로 기온이 떨어지는 11월 말부터 유행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사회적으로 거리를 유지하게 되면서 유행세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이죠. 다만, 팬데믹이 종료되고 다시 사회 활동이 활발해 짐에 따라 유행이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더 강해져서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급성 호흡기 감영증의 일종으로 감염 시 열·두통·콧물·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나 대개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감기보다 증상이 2주 정도 오래 지속된다고 하는데요. 성인의 경우 이미 항체가 형성돼 있는 경우도 많아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인데요. 성인에 비해 면연력이 약한 아이들이 2, 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을 견뎌내야 합니다. 증상이 심각할 경우에는 드물게 홍반이나 뇌염 등의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죠. 또한 주로 환자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이나 환자와의 직접 전파를 통해 감염된다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특성상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친구들과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하는 아이들이 감염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경우 항생제 반응이 원활하게 나타나서 항생제를 적절하게 투여하면 대부분의 증상이 호전된다는 점이었는데요. 그런데 이제 항생제마저도 믿을 수 없게 됐습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경우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마이크로라이드계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항생제를 투여해도 잘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질병인지라 더 강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요. 박영아 이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최근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비율이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역시 지난달 27일 중국 내 급격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확산 사례의 원인으로 ‘높아진 항생제 내성률’을 꼽았습니다. 네이처에 따르면 현재 베이징에서 유행하는 폐렴균의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내성률은 70%에서 90% 사이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항생제 내성이 강해진 와중에 전 세계 아이들의 면역력은 낮아졌습니다. 팬데믹 이후 발생한 ‘면역 부채’ 현상 때문인데요. 면역 부채 현상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활성화되면서 아이들의 감염병에 대한 첫 노출이 늦어져 면역력을 확보하지 못한 현상을 말합니다. 즉, 갑작스러운 마이코플라스 폐렴 확산세는 여러 가지 요인이 중첩돼 나타난 것이죠.

소아진료 대란 우려...“진료 현장은 살얼음판”

▲(출처=BBROS 공식홈페이지)
▲(출처=BBROS 공식홈페이지)
심상치 않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확산세로 안 그래도 어려운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더 어려워지게 생겼습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아니더라도 한국 소아청소년과는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진료를 받으려면 ‘오픈런’이나 ‘마감런’은 필수라고 하죠. 특히, 최근 유료 구독료를 지불하면 병원을 직접 가지 않고도 앱을 통해 원하는 시간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똑딱’ 앱이 시행되며 오히려 대기 시간이 더 길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 대기 고객도 많은데 거기에 앱으로 사전에 예약한 고객도 더해지니 혼란이 가중된 것입니다.

한국보다 앞서 마이코플라스 폐렴 유행을 겪은 중국 역시 질병 확산과 함께 중국 주요 도시의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는데요. 이에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소아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이 한순간에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며 보건당국의 발 빠른 대처를 요구했습니다. 아직 한국의 확산 수준이 중국처럼 심각하지는 않지만, 질병 관리청의 대응이 지금처럼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도나 대만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마이코플라스 폐렴 환자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해외여행 자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건당국 수준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학교 출석을 자제하는 등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경우 독감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감염 구분을 위해 독감예방접종을 사전에 완료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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