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기대감?” 증시에 반영된 ‘전쟁 리스크’ [이슈크래커]

입력 2023-10-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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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 지구를 폭격했습니다. 일각에서는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무시무시한 전망까지 내놓을 정도로 중동 정세는 불안정한 상황인데요.

이렇듯 국제정세가 불안해지면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주식시장 역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전쟁 소식에도 미국 뉴욕 증시는 상승했습니다. 전쟁 기대감(?)에 방산 관련 종목은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린 것입니다.

방산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급등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3%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0.39% 상승했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59% 올랐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지속되고 있다는 소식에도 증시가 상승한 것인데요.

방산관련주가 상승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이날 록히드마틴은 436.53달러에, 헌팅턴 잉걸스는 221.4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전일 대비 각각 8.93%, 9.34% 상승한 가격입니다.

빙산주 상승은 전쟁 리스크가 부각될 때 통상적으로 나오는 반응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주식 시장에서는 수백만 명에게 닥친 재앙이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고용 보고서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겼다”며 이러한 상황을 ‘잔인한 진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상황이 비슷했는데요.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방산주는 강세를 보인 것입니다. 주말과 한글날 연휴로 사흘간 휴장한 국내 증시는 10일 불안감 속에서도 상승세를 보이며 개장했는데요.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미국 증시가 선방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탓입니다. 다만 ‘중동 전쟁’ 불확실성을 완전히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15포인트(0.26%) 하락한 2402.5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한화시스템(6.83%)과 LIG넥스원(6.38%), 한국항공우주(4.07%) 등 방산주는 강세였습니다.

중동정세 불안에 ‘유가’로 향하는 관심

코스피 지수가 떨어졌다고는 하나 ‘중동 전쟁’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특히 중동정세에 예민한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하면 말이죠.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은 특히 ‘국제 유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석유 생산국은 아니지만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밀집해 있고 이번 무력 충돌에 이란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8일(현지시간) 주유엔 이란 대표부가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확고히 지지하지만 팔레스타인의 이번 대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음에도 이란의 개입 의혹은 쉬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이 그동안 하마스를 후원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란의 개입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는 해석이 우세하기 때문인데요.

예측한 대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국제 유가가 4% 이상 급등하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한국에 치명적인 국제 유가 상승…전문가들 “투자자들 신중한 대응나서야”

▲(사진출처=한국은행)
▲(사진출처=한국은행)
국제 유가 상승 움직임은 한국에게 치명적입니다. 한국이 수출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한 국가의 경제 규모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인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을 살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이 높을수록 한 국가의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죠.

지난해 한국의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100.5%로 2013년 이후 9년 만에 100%를 초과했습니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72.3%로 미국의 31.4%, 일본의 37.5%, 프랑스의 66.1%에 비해 높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으면 국제정세의 흐름에 쉬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산유국이 아닌 한국에게 국제 유가 상승은 치명적인데요. 유가 상승과 함께 달러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수입과 수출 모든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국내 증시가 국제 유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죠.

다행히도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이 유가와 증시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지만, 과거 중동전쟁과 달리 중동 국가들이 하마드에 동조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혼란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또한 하마스의 민간인 대량학살로 대외적 명분을 상실했다는 점과 중동 국가들 입장에서도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정을 통한 경제 발전에서의 리스크 제거가 상위 목표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충돌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습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돼 가자 지구에서 나올 수십에서 수백만 명의 난민을 주변 아랍국들이 떠안을 여력은 없다”면서 “궁극적으로 가자 지구의 인구 규모나 주변 아랍권의 반발 그에 따른 미국의 중재를 고려했을 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결국 일정 선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사안이 워낙 중대한 만큼 투자자들은 신중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결국 국제 유가 문제이고, 이란이 가담하지 않았다면 이번 사태의 영향은 단기적으로 그칠 수 있다”면서도 “관련 증거가 나올 경우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경우 하루 200만 배럴 규모인 이란의 수출이 중단될 수 있어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가 확대될 수 있으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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