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거래소 10중 8곳 '자본잠식'…라이센스 매각에 '시장 재편' 가시권

입력 2023-05-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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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27곳 중 13곳 완전, 7곳 부분 자본잠식 상태
코인마켓 거래소 매각 의지 있지만 ‘본전 찾기’에 협상 난항
거래소 간 제공 서비스 차이 없어 거래량 격차 해소 어려워
코인마켓 거래소ㆍ원화 거래소ㆍ국내 진출 해외 거래소 3파전

코인 마켓 거래소 대부분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고사 위기에 놓였다. 재무 상황이 악화한거래소는 파산 혹은 매각이라는 선택 앞에 놓이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지형이 재개편될 조짐이다.

15일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부분의 코인 마켓 거래소가 부분 자본잠식 혹은 완전자본 잠식 상태다. 일부 거래소는 자본잠식률이 10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몇몇 곳은 지난해 매출이 업데이트되지 않아 자본 잠식된 거래소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가상자산 시장 투심이 꺼지면서 거래 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 거래소의 재무상태도 악화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총 27곳이다. 이 중 12곳이 완전자본잠식, 7곳이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18곳이 자본잠식 상태로 원화 거래소 중에는 고팍스가 유일하다. 이는 지난해 고파이 예치금이 충당부채로 잡혔기 때문이다. 현재 영업 중인 코인마켓 거래소는 총 22곳으로 약 80%가 자본잠식 된 셈이다.

문제는 여전히 대다수 거래소의 수익원이 요원하기 때문에 재무 상태는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래소 간 인력 차이도 크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직원 수는 554명인 반면, 코인마켓 거래소인 프라뱅의 직원 수는 5명 남짓으로 100배 이상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투입할 수 있는 자본과 인력의 수준이 크기 때문에 격차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영 능력이 부족한 거래소는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센스를 팔고 엑싯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인수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있었다”라며 “해외 자본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 중에서도 거래소 인수를 알아보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오케이비트와 한빗코코리아는 각각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립토닷컴과 국내 기업인 티사이언티픽에 인수됐다.

실제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코인마켓 거래소 인수를 알아봤는데 몸값이 5억 원에서 50억 원 정도”라면서도 “거래소 운영 비용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시세도 계속 올라가 인수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코인마켓 거래소 입장에서는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센스를 획득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살아남은 코인마켓 거래소ㆍ기존 원화 거래소ㆍ국내 진출 해외 거래소 3파전 예상=사업 의지와 경영 능력이 있는 코인마켓 거래소 대부분의 단기적 목표는 실명계좌 계약이다. 원화 거래소 지위를 획득한 뒤 서비스 다각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원화 거래소 지위를 가져도 당장 수익이 상승 가능성은 미지수”라면서도 “일단 원화 거래가 돼야 추후 시장이 회복했을 때 원화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하는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간 경쟁도 지켜볼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은 거의 마지막 설거지 단계라는 평가가 많다”라며 “해외 대형 거래소에서 먼저 상장된 가상자산이 상대적으로 상장이 느린 국내 거래소에서 덤핑하는 방식이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해외 대형 거래소가 발 빠른 상장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이다.

다만, 그럼에도 거래소 쏠림 현상이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한 번 우위를 점한 곳은 기존 고객을 잃을 가능성이 적다”라며 “거래소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이 다른 거래소로 옮겨갈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인 고객 대상 펀드 서비스와 개인 투자자의 가상자산 예치ㆍ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닥은 코인마켓 거래소 임에도 타 코인마켓 거래소 대비 준수한 재무 상태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기준 지닥의 자본잠식률은 –10% 수준이다. 다만, 법인 계좌 허용, 가상자산 예치ㆍ운용 등은 규제가 모호해 사실상 그레이존에서 사업할 수밖에 없어 쉽사리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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