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요요' 온 기업들…3년 새 고리대출 83% 급증

입력 2023-05-01 16:54 수정 2023-05-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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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유동성 위기…작년 4분기 기업대출 1874조 원
2금융권서만 652조 원…연체율도 7년 만에 최고 수준
부동산PF 위기 속 금융권 연쇄 부실 우려

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약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은행은 물론 금리가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까지 ‘닥치는 대로 ’ 돈을 빌렸지만 결국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특히 2금융권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 추세에 있어 부실 폭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금융권서 돈 빌린 기업 연체율 7년 만에 최고

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금융권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1금융권이 1221조6000억 원, 2금융권이 652조4000억 원으로, 총 187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말(1263조5000억 원)과 비교하면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3년 새 48.3% 증가했다. 특히 2금융권 기업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357조2000억 원에서 652조4000억 원으로 82.6% 급증했다.

3년 새 기업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은행과 2금융권에 손을 벌렸기 때문이다. 한은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중 전체 기업의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1189조3000억 원으로, 전체의 95%에 달한다. 최근 기준금리의 급격한 상승에 따라 회사채 금리 역시 오르면서 회사채를 통해 직접 조달하던 대기업들도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문제는 비은행 금융기관 즉, 2금융권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24%로, 3년 전(1.62%)보다 0.62%포인트(p) 올랐다. 2016년 1분기(2.44%)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살피면 △저축은행 2.83% △상호금융 3.30% △보험사 0.15%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 등) 1.01%이다. 상호금융의 경우, 연체율이 3%를 넘어선 건 2020년 1분기(3.19%) 이후 처음이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도 2019년 3분기(1.16%)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 태풍에 가계·기업 연체율도 ‘빨간불’

2금융권에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외에도 부동산 PF와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등 부실 위험 요인이 산적해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10.38%로, 2020년 말(3.37%)대비 7.01%p 급등했다. 보험사와 여신전문금융사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연체율도 각각 0.60%, 2.20%로 같은 기간 0.49%p, 1.92%p 증가했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보험사의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년 동기(0.27%) 대비 0.10%p 올랐다. 저축은행과 여전사의 경우 각각 4.74%, 2.43%로 전년(3.75%, 1.92%) 같은 기간보다 0.99%p, 0.51%p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침체 등 불안 요인들로 인해 금융권의 연체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경제성장률 전망이 좋지 않고, 부동산 경기침체 등 때문에 금융권 연체율이 낮아지기 힘들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신용 차주의 규모가 큰 금융사의 부실 위험이 크기에 저축은행이나 카드 등 2금융권이 연체율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부동산 PF를 제외하고 다른 부분에서 대규모의 부실이 발생할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기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을 계속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고금리, 고물가, 부동산 침체 등 현재의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부동산PF 대출 부문 등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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