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느는데 기업 실물 경제 악화[두더지게임, 약한고리 찾기⑥-1]

입력 2023-04-18 15:00 수정 2023-04-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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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4-18 14: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이자보상배율 8.9배→6.3배로 뚝
수익성 줄고 차입금의존도 늘어나
한계기업 벗어나는데 평균 3.8년
한기평, 14곳 회사채 등급 낮춰
반도체 침체에 국내 실물경제 악화

▲국내 한계기업 비율
▲국내 한계기업 비율
‘27.1%’. 국내 한계기업의 비율이다. 기업 10곳 중 3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기 버거운 현실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KIS 밸류서치(ValueSearch) 자료를 활용,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제조업 조사 대상 1542개 중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18개가 한계기업이었다. 이는 2021년 말 263개(17.1%)와 비교하면 155개, 10%포인트(p) 급증한 것이다.

치솟은 금리에 비우량 등급 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생존에 직면했다. 경기침체 우려 속 고금리에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다.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소비와 투자,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쳐 국가 경제까지 흔들릴 수 있다. 일부 중소형 기업은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벼랑 끝 내몰린 기업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3월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8.9배(2021년 4분기)에서 6.3배(2022년 3분기)로 줄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값이 낮을수록 이자 부담이 크고, 1 미만이면 해당 기간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줄었다는 것은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통계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해 실적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2156곳) 가운데 726곳(33.7%)에 달했다. 전년(665곳) 대비 9.2% 늘어난 규모다.

박찬우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계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1~2021년 한계기업 수는 꾸준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한계기업 수가 증가했다”며 “수익성 감소와 차입금의존도 증가가 한계기업의 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라고 했다.

한 번 한계기업에 빠지면 벗어나기도 쉽지 않다. 한계기업 중 영업손실이 3년 이상 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번 한계기업으로 진입하면 그 빈도가 수차례 이어지는 등 만성화되는 경향도 관측된다.

박찬균·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한계기업이 다음 해에도 한계기업에 머무를 확률은 2002년 68%에서 2017년 75%로 상승했다”며 “한계기업 상태에 진입한 기업이 한계기업을 벗어나는데 소요된 평균 시간은 3.8년으로 10년 넘게 한계기업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상당하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한계기업’은 불공정거래에도 취약하다. 한국거래소는 한계기업이 △주가 및 거래량 등의 급변 △빈번한 지분 구조 변동 △외부 자금조달 증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등의 주요 특징을 보인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떨어지고 실적도 떨어지고

기업들의 신용 등급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6개월간 14개 기업의 회사채 등급과 등급전망을 낮췄다. 롯데케미칼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롯데캐피탈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앞으로 1~2년 이내에 등급 하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홈플러스(BBB+), 롯데물산(AA-), 한신공영(BBB+), 태영건설(A), 롯데건설(A+) 등 유통과 건설업종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문제는 기업 상황이 1분기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 기관 3곳 이상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99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하 전망치) 총액은 26조10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50조659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실적 전망치가 취합된 199개 상장사 중 약 45%에 이르는 89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3조 원으로 19% 줄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대를 밑돈 건 2009년 1분기(5900억 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증권가 컨센서스 1조1억 원을 크게 밑돌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수출 업종인 반도체는 국내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40억27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 감소했다.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반년 넘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9.8%나 줄어들며, 월간 기준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와 국내 수출 감소로 파생산업들의 동반 부진이 우려된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더욱 나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총액은 21조3125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적(44조4322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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