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깨끗한 물”…초순수 자립 없다면 K반도체도 위험 [초순수 국산화 첫발]

입력 2023-0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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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0단계 정수처리 거친 반도체 ‘생명수’
국내 생산 기술 없어 일본 기업에 100% 의존
환경부 450억 투자로 첫발…2025년 국산화 목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경북 구미시 소재 SK실트론을 방문하여 반도체 웨이퍼 제조용 초순수 생산 국산화를 위한 실증플랜트 구축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경북 구미시 소재 SK실트론을 방문하여 반도체 웨이퍼 제조용 초순수 생산 국산화를 위한 실증플랜트 구축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물은 용도에 따라 농업용수,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쓰임새가 달라진다. 그중 공업용수에서 전해질, 미립자, 유기물 등을 제거해 이론적으로 순수(H2O)에 가장 가까운 물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물 ‘초순수’(Ultra Pure Water)는 반도체 산업의 ‘생명수’로 불린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그동안 한국은 초순수를 생산할 기술이 없어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해 왔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쓰는 초순수 공정 대부분은 일본 쿠리다, 노무라 등의 기업이 100% 점유하고 있다. 공정이 워낙 까다로운 탓에 해외에서 들여와서 쓰는 것이 낫다는 경영적 판단이었다. 초순수는 혼합, 응집, 침전, 여과 등 25~30단계의 정수 처리를 거쳐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모든 수(水)처리 중 가장 까다롭고 어려워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의 극소수 국가만 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돗물 가격이 톤(t)당 750원꼴인데 반해 같은 양의 초순수는 7000원으로 10배 가까이 비싸다.

그러나 최근 수출규제 등 외부환경에 따른 공급망 불안 문제가 발생하면서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초순수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필수 원료로 업계에서는 ‘생명수’와 같다. 반도체의 밑판이 되는 150mm 웨이퍼 1장을 깎아내는 데만 1톤 이상의 초순수가 쓰인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쓰임새도 많아지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의약 바이오, 정밀화학 등의 필수재로도 꼽힌다.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용 초순수 시장은 2024년까지 전 세계 4조4000억 원, 국내 1조4000억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 웨이퍼. (사진제공=SK실트론)
▲실리콘 웨이퍼. (사진제공=SK실트론)

이에 환경부는 450억 원을 투입해 초순수 생산 플랜트의 설계, 시공, 운영 기술과 핵심장치 3종을 2025년까지 국산화하기로 했다. 1단계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21개 민관기관에서 지난해부터 추진한 국산 설계 및 시공기술 국산화다. 현재 하루 1200톤 생산 규모의 실증 플랜트가 경북 구미에 있는 SK실트론 공장 부지에 구축돼 시운전 중이다. 시운전 결과 수질 검증이 완료되면 실수요처인 SK실트론에 초순수가 공급될 예정이다. 2단계로는 2030년까지 초순수 수질분석, 기술개발, 실증·검증 및 교육시설 등이 집적화된 플랫폼센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순수 국산화는 초순수 관련 설계·시공·운영에서 국산화 점유율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품 점유율도 60%에서 70%로 목표가 상향됐다”며 “무엇보다 민간 기업 등 사용처의 허들을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센터의 역할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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