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경고 “앞서간 개가 주인에게 돌아올 시간”

입력 2022-11-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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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사이클 안 끝나”…속도조절 경계…시장변동성 여전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성장률 ‘역성장’ 가능성…증시 하방 위험 상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인을 앞서가던 개(주가지수)가 다시 주인(실물경제)에게 돌아올 시간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를 한 달 남긴 시점에서 장밋빛 주식시장을 내다보는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날리기 시작했다. 헝가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가지수와 실물경제를 산책 나온 주인과 개에 비유했다. 산책하는 동안 줄에 묶인 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결국은 주인의 주변을 맴돌 뿐이고 길게 보면 주인이 가는 길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주가지수는 ‘개’이고 실물경제는 ‘주인’이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2433.39로 마감했다. 2155.49까지 추락했던 9월 말 보다 13% 상승했다. 최근 S&P500 지수는 직전 고점을 넘어섰고, 다우지수는 올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금리인하 기대심리와 연말 쇼핑시즌발 소비 모멘텀 기대에 증시 낙관론이 짙어졌다.

아직 끝나지 않은 금리인상

국내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직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지 않은 탓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맞물린 물가 하향 서프라이즈, 경제지표 부진이 금리인하 기대로 이어졌지만, 금리인하 컨센서스(전망치)가 더 이상 증시의 견조한 흐름을 견인·지지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시된 점도표 기준 2023년과 2024년 기준금리 갭(Gap)은 70bp(bp=0.0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내년 정점을 찍고 인하되더라도 70bp 하락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발 더 나아가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이 FOMC가 더욱 공격적일 수 있는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3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지북(미국 경제동향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지속으로 한국은행의 최종 금리수준과 금리인상 종료 시점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정점에 달했다. 12월 FOMC를 기점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빠르게 달리던 기차가 목적지에 근접하면 속도를 줄이지만, 목적지 도착 전에 달리던 것을 멈추지 않는다”며 “여전히 시장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가라앉는 기업 실적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성장률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분기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과 기업이익 전망이 동반 하향조정하고 있고, 증시와 펀더멘탈(기초체력) 간 엇갈린 흐름은 괴리율 확대, 기업가치 및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기준 4분기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은 10월 초 4.03%에서 현재 -11.5%로 큰 폭으로 낮아졌다. 이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 역시 같은 기간 3.78%에서 -2.29%까지 하락했다.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성장률도 10월 초 4.51%에서 현재 0.78%로 하락, 역성장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경기 상황도 좋지 않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15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주요국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는 모두 낮아지고 있다. 다음 주 월말, 월초를 맞아 공개되는 주요국 경제지표들의 컨센서스는 대부분 둔화, 악화, 마이너스 폭 확대가 예상된다. 눈높이가 추가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하방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마이너스 증가율 국면에 들어선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전망된다”며 “글로벌 교역량 증가 기대가 크지 않고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가격 효과의 소진까지 반영될 경우 여타 실물 지표들과 마찬가지로 고전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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