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잃고 캔버스 가득 새겨넣은 편지…기획전시 '어떤 삶, 어떤 순간'

입력 2022-11-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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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 작가의 '마음산책' 연작이 전시된 모습 (금호미술관)
▲강운 작가의 '마음산책' 연작이 전시된 모습 (금호미술관)
아내를 떠나보낸 뒤 힘겨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딸과 주고받은 대화를 캔버스 위에 빽빽하게 새겨 넣었다. 마치 상처처럼 깊게 새겨진 글자 위에 여러 색의 유화 물감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오묘한 빛깔을 완성한 강운 작가의 ‘마음산책’ 연작 이야기다.

금호미술관이 25일부터 ‘마음산책’ 연작을 비롯한 현대미술작가 7명의 작품을 기획전시 ‘어떤 삶, 어떤 순간’으로 선보인다. 강정하 금호미술관 선임 학예연구사는 ‘마음산책’을 두고 "나무젓가락을 깎아서 글자를 새기고 다시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물감을 덮은 것”이라면서 “상처의 흔적을 치료하는 수행적인 과정이자 새살이 돋아나는 치유의 성격을 띠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추상회화, 동양수묵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형태의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어떤 삶, 어떤 순간’은 관람객이 삶의 중요한 순간을 되돌아보고 그 의미를 환기할 수 있도록 이끄는 작품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3층 전시실에는 거대 자연 속에 조그맣게 존재하는 인간을 동양수묵화로 표현한 차현욱의 ‘그날이 오면’, ‘낮과 밤의 바람’ 등이 걸렸다.

▲홍지윤 작가의 '꽃춤'이 전시된 모습 (금호미술관)
▲홍지윤 작가의 '꽃춤'이 전시된 모습 (금호미술관)

춤추듯 위아래로 움직이는 꽃잎에 인간의 삶을 비유한 홍지윤의 ‘꽃춤’은 5m 높이의 천장에서 바닥으로 내려오는 형태로 설치된 대형 현수막으로 만나볼 수 있다. 작은 크기로 그린 원본 그림을 디지털 프린트로 확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전시한 것이다.

강 선임 학예연구사는 ‘꽃춤’을 두고 “추락하고 상승하면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꽃잎의 모습이 인생의 흐름과 같다”면서 “자유로운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운, 차현욱, 홍지윤의 작품과 함께 박주애의 설치 작업 ‘밤의 새를 삼켰다’, 엄유정의 회화 작업 ‘Leaves’ 연작, 이성웅의 설치 작업 ‘Water Drop-A Frozen Second’, 홍나겸의 영상 작업 ‘솔라스텔지아-그리고 우리는 살아지고 우리는 사라지고’ 등도 소개된다.

성별, 연령대, 활동 지역, 작품 형태 등이 모두 다르지만 ‘삶을 되돌아보고 환기한다’는 테마를 중심으로 모였다.

강 선임 학예연구사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거나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전하는 전시도 중요하지만, 관람객 입장에서는 좋은 예술작품을 통해서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도 필요할 것”이라면서 “연말연시 동안 조용히 본인 삶에 집중해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획 취지를 전했다.

‘어떤 삶, 어떤 순간’은 내년 2월 12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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