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수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차익 순매수세 유입을 지속하는 모습이지만 선물 고평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최근의 증시 제반 여건을 살펴볼 때 무엇보다 그동안 외국인의 선물 매도 포지션에 베팅했던 동인이 해소되는 과정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시티은행, JP모건, 그리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이어지는 대형 투자은행의 연초 실적 개선 소식과 미국의 경기 및 부동산 바닥론이 점차 대두되면서 미 증시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 다우지수는 지난주부터 7000선을 전후로 뚜렷한 반등세를 연출하는 양상이고 전날(17일 현지시간)도 역시 2월 신규주택 착공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어느새 7400선까지 바짝 다가섰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신용부도스왑(CDS)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2차 금융위기설까지 불러왔던 동유럽국가들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평가 가능한 부분이다.
대내적으로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의 급락세가 뚜렷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국내외 펀더멘탈 리스크 축소가 이들의 선물 순매수 포지션 전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됐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옵션만기일 이후 외국인의 역동적인 선물 매매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 월말까지 3만3700계약을 순매도해 누적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4만4000계약을 기록했으나 3월들어 전날까지 2만7100계약 순매수로 급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시점에서 당시 선물지수는 25.05포인트(-15.8%) 하락했으나 3월들어 외국인의 선물 매수 포지션 전환 과정에서 20.10포인트(+15.1%) 상승해 하락폭의 97%를 회복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그동안 과도하게 저평가됐던 선물이 고평가 영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최근의 외국인 대규모 선물 매수세 유입에도 불구하고 현물시장에 최대 9000억원의 추가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도 2005년 이후 외국인의 선물매매는 배당락 이후 3월 만기까지 매도를, 3월 만기 이후에는 매수로 전환되는 계절성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매수차익잔고 또한 3월 동시만기일을 기점으로 유출과 유입의 대칭구도가 뚜렷하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상승탄력을 감안하면 무난한 돌파도 예상되지만 프로그램 매수 여력의 감소와 단기 급등에 따른 이익실현 욕구 등도 커질 수 있는 시점"이라며 "박스권 상단부에서의 저항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