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中보복 가능성? 전문가들 "낮아"…핵 명시됐지만 "제2연평도 못 막아"

입력 2022-05-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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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11일 만에 열린 첫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평가는 "전반적인 한미동맹 수준은 격상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동맹 관계가 중심이었던 기존 한미 관계가 경제·기술동맹 관계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됐다. 다만, 특히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미 민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한 협의지만 중국의 보복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양국 정상이 합의한 '대북 해법'의 경우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4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선제타격’ 관련 발언을 맹비난하며 남측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뉴시스)
▲4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선제타격’ 관련 발언을 맹비난하며 남측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뉴시스)

◇ IPEF 가입국 13개 달해…"중국 딴지 걸기 힘든 상황"

우선 대중(對中) 견제를 위해 미국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한국 참여가 중국과 외교적·경제적 마찰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복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한중 간 교역 구조, 명분 등을 감안했을 때 "보복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IPEF 가입 국가가 4~5개 국에 불가할 경우 보복 가능성도 있겠지만 무려 13개에 달한다. 이 많은 국가 참여로 중국도 쉽게 딴지를 걸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게다가 올 하반기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사실상 확정짓는 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국내외 정세 안정이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한·중 간 교역구조 변화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연 팀장은 "그동안 중간재-중간재 교역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2021년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품의 80%, 대중국 수입품의 64%가 중간재였다. 이렇듯 양국 간 산업구조가 고도로 분업화된 상황에서 섣불리 중국이 경제 공세를 펼칠 경우, 중국도 공급망 교란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 외교부장이 "산업망안정을 해치면 안된다"며 한미회담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이 역시 보복에 힘을 실은 건 아니라는 해석이다. 연 팀장은 "이 같은 발언은 한국에게 IPEF를 가입하지 말라는 의미보단, 한미간의 논의 과정에서 한중관계를 고려한 입장을 취해달라는 뉘앙스"라고 분석했다.

◇ 공동성명 '핵·확장 억제력' 첫 명시됐지만…"핵 맞먹는 억지력 필요"

아울러 한미정상이 합의한 대북 플랜은 '핵' 등 새로운 단어 등장, 미국 대통령의 항공우주작전본부 최초 방문 등 다소 발전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실제 비상시 완전한 안보 상황이 마련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미 정상은 21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수단 중 하나로 처음으로 ‘핵’을 명시했다. 또 정상회담에 '확장 억제력'이 포함된 것도 처음이다. 하지만 실제 북한 도발에 대한 강한 억지력을 통해 2010년도 연평도 포격 등 비상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은 없다.

▲지난해 8월2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계류장에서 미군 헬기가 착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8월2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계류장에서 미군 헬기가 착륙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물론 정상회담에서 발사 징후 포착 시 핵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올 수 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은 나왔지만, 북한이 장사포로 쏠 경우 과연 탐지가 미리 가능할까의 우려가 있다"며 "결국 핵과 맞먹는 억지력을 한반도 상시에 배치하는 수준이 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전술핵을 한국 땅에 배치해줄지 나토식 핵공유로 미국의 핵 운용에 참여하는 방식이 될지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지만 지금 미국 입장에선 부정적인 기류로 보인다"며 "향후 확장억제전략협의체 논의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한미가 협의해나가야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한 군사전문가는 현 상황을 '딜레마'에 비유했다. 그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일 전에 지난 4월 김여정 부부장과 박정천 당 비서의 연설을 보면 조건부이긴 하지만 북한은 선제 핵 사용의 대상이 남한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 과제로 떠오르면서 명시적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우리 상황은 독자적인 핵무장도, 전술핵 배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동북아의 핵 도미노를 촉발시킬 수 있을 뿐더러 국제 핵 비확산 체계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어서다. 앞으로는 핵 억제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제적인 비핵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지 않는 외교 안보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한미연합훈련 정상화 예상되지만 "현 정부의 전작권 방향 지켜봐야"

이번 공동선언문엔 한미연합훈련 확대 협의도 언급됐다. 문재인 정부 대북 대화 우선 기조로 축소·조정된 '연합훈련'이 사실상 다시 가동·확대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그간 축소됐던 한미연합훈련을 실기동 훈련으로 다시 정상화시키겠다는 의미"라며 "이런 맥락에서 한미연합훈련 정상화는 '북한의 요구에는 이제 응하지 않겠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한국의 대북 방어력 확보방안 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은 현 정부에서 어떤 방향으로 갖고 갈지 좀더 지켜봐야하는 대목"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실은 연합방위태세 제고와 관련해 양국이 정상 간 합의를 토대로 후속 협의를 벌여 "앞으로 한미 연습과 전작권 전환 등이 한미동맹과 대북 대비태세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예고했다. 조건을 충족해야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기존 합의를 유지한 것은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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