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원민족주의’, 글로벌 경제 뒤흔드나

입력 2022-01-25 15:29

내년 중반부터 주석·보크사이트 등 비가공 광물 수출 금지 예정
외국 투자 유치해 ‘자원의 저주’ 풀려는 노력
전기차·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영향
WTO 제소, 부정부패 불확실성 등 리스크 산재

▲사진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모로왈리에서 중국 기업이 투자한 페로니켈 제련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모로왈리/신화뉴시스
▲사진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모로왈리에서 중국 기업이 투자한 페로니켈 제련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모로왈리/신화뉴시스
인도네시아가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강하게 보이면서 원자재 산업 전반은 물론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25일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갑자기 석탄 수출을 한 달간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는데 내년 중반부터는 글로벌 산업에 필수적인 주석과 보크사이트, 금, 구리 등에 대해서도 가공되지 않은 광물 수출을 근본적으로 금지할 예정이어서 더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들 광물은 전기자동차와 첨단 반도체, 기타 주요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원재료로, 그만큼 정책이 시행되면 그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일부 광물의 경우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원할 시 금지령이 올해로 앞당겨질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자원의 저주’를 풀려면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풍부한 자원에도 광산 부문이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불과한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원자재 수출을 금하면 외국 기업들이 단순히 광물을 캐는 것을 넘어 자국에 투자해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지난주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이건 민족주의가 아니다”라며 “우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가장 큰 경제국으로, 부가가치 없이 상품에만 의존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코위 대통령 역시 한 포럼에서 “우린 수십 년간 원자재를 수출해 왔고, 이걸 멈춰야 한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의 니켈 분쟁에 대해서도 “패소해도 좋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WTO 분쟁은 인도네시아가 예정보다 2년 빠른 2020년 1월 원광 니켈 수출을 금지하면서 유럽연합(EU)이 WTO에 도움을 요청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월 EU는 성명을 내고 “인도네시아가 부과한 불법적인 수출 제한을 철폐하는 방법을 모색해달라”며 WTO에 분쟁 해소를 위한 패널 설치를 요청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이같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낼 수 있는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주요 광물 생산지로서 입지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5번째로 큰 보크사이트 생산국이자 주석 생산 2위국이다. 특히 스테인리스강에 사용되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로도 주목받는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3분의 1이 인도네시아에서 나왔다. 니켈은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압박에 많은 기업은 현지 공장 건설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부정부패가 여전하고 법치도 부족한 만큼 외국 기업이 단순히 투자만 한다고 해서 끝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정의프로젝트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법치지수는 0.52로 전년보다 두 계단 하락한 68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보다 낮은 순위다. 이 같은 이유로 현지에 공장을 세운다고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닛케이는 “각종 광물에 대해 광범위하게 수출 금지령이 발효되는 내년에 나타날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며 “우려의 원인 중 하나는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에 자금을 쏟아붓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법치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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