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요구권 운영 실적 미진…운영방식 개선ㆍ대안 도입은 숙제로

입력 2022-01-22 08:00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서민취약계층의 상환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대안으로 꼽았던 금리인하 요구권 운영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ㆍ금융 전문가 간담회 후 취재진으로부터 기준금리 인상 시 부담 해소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금융위원회에서도 여러 대응방안을 강구해왔다”라며 “금리인하 요구권, 중저신용자대출 확대, 정책서민금융 확대 등에 대해 말씀드렸다”라고 답했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대출자가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재산이 증가하거나 신용평점이 올랐을 때 금융회사에 요구할 수 있다. 국회와 정부는 고객의 금리인하 요구권을 2019년 6월 법제화했다.

실제 금융위는 ‘2022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통해 금리인하 요구권 제도화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포용ㆍ공정금융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체감도가 높은 금융서비스를 발굴하고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18일 금융위는 감독규정을 손질하며 금리인하 요구권 활성화에 나섰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일부 개정규정안을 변경예고, 금리 인하 요구 운영 실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규제영향분석서를 통해 대출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때 금융소비자가 금리 관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목표를 밝혔다.

금융 당국의 의지에도 금리인하 요구권 정착은 요원한 상태다. 금융위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금리인하요구제도 운영 개선방안’에 따르면 신청 건수 증가 폭 대비 수용 건수 증가 폭이 작다. 법제화가 이뤄진 2019년 금리인하 신청 건수는 66만9000건에서 2020년 91만1000건으로 늘었지만, 수용 건수는 2019년 28만5000건에서 2020년 33만8000건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은행의 수용률이 31.6%로 보험사 48.8%, 저축은행 62.6%, 여전사 58.3% 대비 가장 낮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신청을 원인으로 꼽고 있는 금융 당국의 진단이 옳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2020년 일반은행 가계대출 기준 대면 신청 시 수용률이 76%, 비대면 신청 시 39%라 지적했다.

한 경제전문가는 “비대면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기관에서 들어오더라도 날짜가 다르면 월급으로 치지 않는, (금융회사) 행정상의 문제”라며 “연말정산이나 영수증을 통해 내용을 증빙하면 수용하게 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는 대안 또한 제시됐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약정 전에 대출금을 모두 상환할 경우 금융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기 능력이 향상돼서 중도상환을 하는 경우에 (금융회사가) 수수료를 더 매기니 이상한 것”이라며 “금리인하요구권은 소득ㆍ재산 상황이 좋아졌더라도 실현 상황과 시차가 있을 수 있어,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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