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함’의 상징 블랙베리 "굿 바이"…스마트폰 사업 종료

입력 2022-01-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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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11년 출시된 블랙베리 스마트폰 ‘볼드9900’
▲(뉴시스) 2011년 출시된 블랙베리 스마트폰 ‘볼드9900’
국내외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해 한때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마트폰 블랙베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4일(현지시각)부터 블랙베리 7.1 운영체제(OS)와 초기 버전, 블랙베리 10 소프트웨어, 블랙베리 플레이북 OS 2.1등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다.

이에 따라 해당 OS가 탑재된 블랙베리 △볼드 △클래식 △스톰 △패스포트 등 구형 모델은 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이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예정이다.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보급 초기였던 2009~2010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풀 터치스크린이 아닌 물리식 쿼티(QWERY) 키보드 등 독특한 디자인과 보안, 업무 편의성 등으로 인해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본래 사무용 휴대전화로 각광받았던 블랙베리는 국내외 유명인들이 즐겨 쓰는 모습이 포착되며 유행했다. 대표적으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사용했다. 그는 당선 이후에도 미국 대통령 전용 단말기 대신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고집해 화제가 됐다. 이에 블랙베리는 2011년에만 523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그러나 아이폰과 함께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블랙베리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2013년에는 Q10과 Z10의 연이은 실패로 약 8400만 달러(당시 약 9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알려졌다. 블랙베리는 이후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016년 하드웨어 사업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2017년 중국 TCL과 제휴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명맥을 이어갔지만 이마저도 흥행 부진을 겪었다. 결국, 2020년 8월 TCL도 블랙베리 브랜드 스마트폰 판매 종료를 선언했다. 이후 미국 스타트업 온워드모빌리티가 라이선스를 인수해 5G 스마트폰으로 출시할 것을 예고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블랙베리는 기업용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로 사업 전환을 시도 중이다.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위해 지난 2020년 9월 자체 운영체제인 블랙베리 OS 서비스를 2022년 1월 4일에 종료한다고 알렸다. WSJ은 블랙베리가 OS 서비스 종료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었으나 충성도 높은 사용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16개월간 서비스를 지속한 것이라고 전했다.

모든 블랙베리 스마트폰이 사용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TCL과 제휴한 이후 출시한 △프리브 △디텍 시리즈 △키원(KEYone) △키투(KEY2) 등은 안드로이드 기반 모델이므로 이번 서비스 종료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블랙베리 볼드나 클래식 등 블랙베리를 상징하는 구형모델들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블랙베리 이용자들은 씁쓸함과 불안함을 드러냈다.

블랙베리 이용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월 4일 이후에도 휴대폰을 재부팅 하지 않으면 OS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정보가 공유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사용해온 뒤 최근 스마트폰을 교체했다는 한 이용자는 이번 OS 서비스 종료를 놓고 “그간 (OS) 서비스가 종료된다, 안 된다 말은 많았으나 이렇게 확정적으로 종료되니 기분이 이상하다”며 “영상 시청이나 카메라 성능은 많이 떨어졌고, 알뜰 요금제 사용 시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통화나 문자가 불가능해 불편했지만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주목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사용기를 회상했다. 이어 “작년 상반기에 신제품이 나온다는 발표 이후 최근까지 출시를 기다렸으나 결국 다른 휴대폰으로 바꿨다”며 “언젠가 블랙베리 신제품이 나온다면 다시 구매를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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