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영의 미래토크] 2022년, 우리를 기다릴 변곡점들

입력 2021-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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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

역동적인 2021년을 하루만 남겼다. 내일이면 2022년 임인년에 들어선다. 올해 첫날 이 칼럼에 2021년을 전망하는 글을 실었다. 일부는 실현되었으며, 일부는 아직 발현되지 않았다. 코로나는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남아메리카에서 코로나 변종이 발생한다고 했으나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했으니, 그 맥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후위기는 더욱 심화되었고, 그린뉴딜과 그린딜은 이제 새로운 질서가 되었다. 화폐 유동성의 증가로 인한 경기 침체를 전망했으나 아직은 불씨로만 남아 있다. 출산율이 코로나로 인한 결혼율 하락과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0.7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3분기 출산율은 0.82로 그나마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출산율 제고를 위한 근본적이고 개혁적 정책도 등장하지 않았다. 돌아보면 일부 전망은 객관적이었으며, 일부 전망은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의지와 의욕의 표현이었다. 따라서 아직 발현되지 않은 전망은 변화의 씨앗으로 머물러 있는 상태다.

2022년은 어떤 변곡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국내적으로는 3월 대선이 있고 국제정치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어 우리 사회가 겪을 변화의 진폭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선 2022년엔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애플 등의 기업이 증강현실 안경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할 것이다. 메타(구 페이스북) 등은 원격근무와 회의를 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본격화할 것이다. 이에 따라 닷컴 버블처럼 메타 버블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 그 버블이 터지지야 않겠지만, 어떤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이고 또 어떤 투자자에게는 함정이 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될 것이다.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이 디지털 전환의 큰 흐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디지털 전환의 개념이 모호하거나 혹은 플랫폼 비즈니스 일색이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2022년에는 프로세스 전환, 비즈니스/정책 모델 전환, 전략 전환, 조직 구조/문화 전환으로 더욱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서 구독모델, 크라우드소싱, 레이어플레이어(Layer Player) 모델 등 더욱 구체적이며 다채롭게 디지털 전환이 진행될 것이다. 정부와 기업 내부에 디지털 전략 조직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기후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기후변화가 지수적으로 가파르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그린뉴딜, 유럽의 그린딜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에 따라 유엔의 ‘인류 공통 의제(Our Common Agenda)’가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의 인더스트리 5.0에 대한 논의도 확산될 것이다. 인더스트리 5.0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에 지속가능성, 사회공동체 등의 논의를 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의미 있는 실천으로까지 진척되기에는 2022년 한 해는 너무 짧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현실주의적 국제정치, 중국의 민족주의는 더 강화될 것이다. 러시아는 기후위기를 지렛대로 국제적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이제 막 탄력을 받아 경제성장을 하려는 개발도상국 등은 석탄 사용량을 오히려 늘릴 것이다. 전 세계 대다수 국가는 내부정치로 인해 인류 공통 의제와 인더스트리 5.0에 형식적으로만 참여할 개연성이 크다. 오히려 기후위기를 빌미 삼아 미·중 글로벌 헤게모니 전쟁이 확산될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러시아에 숨통을 열어줄 가능성이 크며, 다시 이는 미국과 유럽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제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가 내년에 어떻게 진행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경험칙으로 보면 전염력은 커지고 독성은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칙을 신뢰하기 어렵다. 지난 11월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 이후에 대한 네 가지 시나리오와 같이 코로나 이후의 미래는 말 그대로 열려있다. 점차 종식될 수도, 혹은 새로운 팬데믹이 코로나 팬데믹과 동시에 등장할 수 있다. 이는 경제 상황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그만큼 경제전망을 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난제인 저출산 또한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부동산, 일자리, 여성의 육아독박,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 등과 맞물려 있다. 이들은 근본적 개혁 없이 대증 요법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촘촘하게 얽힌 이해관계의 실마리를 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렉산더 대왕이 단칼에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었듯이, 우리 사회도 그러한 용기를 내어야 한다. 2022년이 그러한 과단성을 실천적으로 해내는 첫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젠더 갈등은 점차 진정세로 돌아서고, 정치세력화된 젠더 갈등은 쇠퇴할 것으로 보인다. 미투운동이 FAD(For A Day)로 위축됐음을 기억해야 한다. 젠더 갈등에서 젠더 포용으로, 정치 세력화에서 인권의 시각으로 서서히 전환하기 시작할 것이다.

2022년에 대한 이 글의 전망은 두 가지 유형이 섞여 있다. 하나는 엄밀성 있는 정보에 바탕을 둔 객관적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사회가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에 대한 희망이다. 미래는 가능성으로 ‘열려 있으나 완전히 비어 있지 않기’ 때문에 2022년의 미래 전망에는 그 두 가지를 엮어서 제시해야 한다. 미래 예측이란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의 의사결정과 실천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 모두 변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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