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21 국감 천기누설

입력 2021-08-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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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들 정치경제부 기자

“작년도 ‘물국감’이었다지만 올해가 더할 것 같은데요.”, “대선 레이스에 묻히지 않을까요.”, “캠프에 전념하느라 국감 준비할 여력이 있을까 싶어요.”

최근 여의도 의원회관에선 서릿발 같아야 할 ‘국정감사’를 두고 이러한 김빠지는 말들이 흘러나온다. 이른바 정가의 가장 큰 잔치인 대통령 선거가 3월에 열리는 건 역대 처음이다. 이르면 추석 후인 9월 말, 10월께 열리는 국감 와중에 최종 본선 후보가 확정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 역시 처음이다. 여당이 경선 연기론을 두고 수 싸움을 벌인 것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의 경선판도 일찌감치 예열되며 각 경선 후보 간 공방전이 격화됐다. 야당 또한 경선 버스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아무리 ‘올해도 물국감’이란 볼멘소리에도 정가가 신발 끈을 고쳐 매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 감사원장이었던 야권 주자들(윤석열, 최재형)의 잘못을 겨냥해 여권의 서슬 퍼런 공세가 있을 수 있다. 또, 야권은 ‘이재명 국감’, ‘경기도 국감’을 정조준할 수 있다. 비단 행안위 소관뿐 아니라, 이재명표 ‘기본 시리즈’를 두고도 국토위 등에서도 다양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다. 도리어 이재명표 정책 홍보의 장으로 반등시킬 수도 있다. 현직 도지사는 국회 국정감사 대상이란 점에서 지사직 유지도 관건이다.

이처럼 맹탕 국감을 중앙정치 당리당략에 따라 중탕할 순 있겠으나 제대로 우려낸 ‘마라맛’ 현안 질의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올해 국감은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와 감시, 정책논의 발전이란 원리원칙을 내걸고는 양두구육(羊頭狗肉)할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대선 국면이던 2012년 가을 국감에서 불거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 논란과 같은 화약고가 터질지 지켜볼 일이다. 가장 안타까운 건 대선 레이스에 가려 빛 못 보는 국감이건 대선주자 간 네거티브의 빌미로 옭아매기 바쁜 국감이건 본연의 기능은 지극히 퇴색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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