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영의 미래토크]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

입력 2021-07-23 05:00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까지 탄소국경조정세(Carbon Border-Adjustment Tax)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탄소국경조정세는 간단히 탄소국경세라고 한다. 탄소국경세는 탄소세를 회피하려는 시도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제도다. 탄소세가 낮거나 느슨한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입하는 경우 탄소국경세를 부과하여, 탄소세 회피를 막겠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차원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역내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가졌으므로, 탄소국경세는 상당한 힘을 받아 강행될 것이다.

탄소국경세의 부과는 중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나,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산화탄소 1톤당 30유로인 경우 2026년부터 우리나라가 부담해야 할 탄소국경세가 1조원에 달한다.

2020년 여름 시베리아 일부 지역이 섭씨 30도를 넘었다. 2021년 캐나다 지역은 40도 후반에 달했다. ‘기후가 미쳤다’고 볼 수 밖에 없다. 2019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지역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상황이다. 이제 기후에 관한 최악의 상황보다 더 나쁜 시나리오가 달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후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식량 문제부터 인간의 거주지역 축소, 새로운 전염병 출현, 환경난민까지 그 영향은 막대하다. 그 결과 탄소세는 급등할 것이며, 석탄과 같은 더티 에너지(dirty energy)의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가 진행될 것이다. 이미 탄소세를 톤당 100달러로 올리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후위기를 위기관리나 극단적 사건 관리의 측면에서 보아야 할 이유다.

많은 미래학자는 코로나19 이후에 더 큰 쓰나미인 기후위기가 몰려올 것으로 보았다. 2015년부터 신종 감염병을 경고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감염병보다 기후위기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말한다. 일부 기후연구자는 2050 탄소중립에 대해 한가한 소리라 질타했다.

농수산업, 건축, 제조부터 건물 구조, 도시 위치 및 일상생활까지 탈탄소 경제로 이행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소비량과 세계총생산(World Gross Product)은 매우 강한 상관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단기간 내에 에너지 문제를 기술로만 해결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탄소 제로는 에너지 소비 감소를 의미하며, 에너지 소비 감소는 세계총생산의 동반 감소를 뜻한다. 세계총생산 감소 없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기술에 투자를 하고 이들 에너지 기술을 도입하려 하겠으나,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기후온난화와 에너지기술 개발·적용 간의 속도 경쟁에 인류는 상당히 큰 패를 걸고 있는 셈이다. 궁극적으로 인류가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기는 하나, 그 이행기에는 상당한 고통을 겪을 것이다. 기후온난화의 속도가 기술 개발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상당 기간 세계총생산이 정체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이에 대비한 산업체계, 경제체계, 생활방식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위험과 불확실성이 이윤의 원천’이다. 제철기업은 역발상으로 에너지 절약 기술을 개발하고, 인근지역에 열 및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각 산업계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전체 공정에서 에너지 절약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순환경제로 에너지를 절감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에너지 효율화는 새로운 사업이 될 것이다. 정부는 신북방정책 강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꾀해야 한다. 북한과의 경제협력도 이와 연계해야 한다. 신북방정책에서 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한 시나리오로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적인 도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도시는 교통 등으로 에너지 비효율성이 있는데, 열돔 현상이 빈발하면 그 비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도시 분산과 원격 근무 등을 탄소 제로 측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개인의 일상생활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절제와 자제가 미덕이 되어야 한다. 자연 생태계와의 공존, 공동체 유지, 내적 성찰, 경제적 발전과 같은 4대 기준 가치의 역동적 균형과 같은 새로운 가치체계 정착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타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2년이 걸릴 디지털 전환이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했다. 2020년 4월 당시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이었던 김성근은 코로나19로 인해 “준비되지 않은 채 미래가 훌쩍 왔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의 속도로 보아 우리는 5년에서 10년이 지나기 전에 같은 말을 할 가능성이 크다.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먹구름으로 몰려오는 것을 보며, ‘역사가 희극으로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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