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의 딜레마...무너지는 부의 분배

입력 2021-07-13 16:29 수정 2021-07-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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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자동차보다 경제·일자리 기여 훨씬 약해
산업 파급효과도 제한적
부의 양극화로 중산층도 감소

▲미국 기술기업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AFP연합뉴스
▲미국 기술기업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AFP연합뉴스
디지털 경제의 딜레마가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다. IT 대기업들이 몸집을 불릴수록 산업 파급효과는 줄고 부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고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미국 IT 공룡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빅테크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5개사가 뉴욕증시 S&P500지수에서 차지한 비중은 20%에 달했다. 이익이 급증하고 시장 지배력도 막강해졌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이전 지배산업이었던 자동차에 크게 못 미친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향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물류센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에는 2009년까지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조립공장이 있었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멈춰 섰던 지역 경제가 아마존 진출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윌밍턴에서 GM이 일자리를 최대 5000개 창출했지만, 아마존의 신규 고용은 1000명에 그칠 전망이다.

디지털 기술 발전이 사회 혁신을 가져왔지만, 부의 파급효과는 20세기를 이끈 자동차 산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산업이 창출한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전성기였던 1960년 이후 20년간 3.3배로 확대됐다. 미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0년대 오일쇼크 전까지 2% 안팎을 차지했다.

반면 2000년부터 성장하기 시작한 IT 산업은 GDP 비중이 0.5% 정도다. 가장 최근 수치인 2019년도 1.2%에 불과했다.

기업이 생산한 부가가치 중 임금 등 노동 부문으로 분배되는 비율인 ‘노동분배율’도 자동차 산업은 1970년대 최대 70%가 넘었다. IT 서비스는 2019년 기준 약 33%로 전체 산업 평균보다 21%포인트가량 낮다. 다른 산업 수준의 분배율을 유지했으면 근로자 배분이 연간 570억 달러(약 65조 원) 많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마디로 IT 산업이 근로자 소득에 기여하는 바가 다른 산업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다.

국가 환원도 적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IT 공룡 4개사의 세율은 2018 ~2020년에 평균 15.4%로 세계 평균보다 9.7%포인트 낮은 수준에 그쳤다.

관련 산업 파급 효과도 제한적이다. 자동차 산업은 부품, 소재, 물류, 소매까지 연관 산업이 많지만, 인터넷을 통해 즉시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디지털은 다르다. 닛케이는 일본 총무성의 산업 연관표 분석 결과 일본에서 자동차 수요가 1 증가하면 다른 산업에서 1.7의 생산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IT 서비스는 0.6에 그쳐 규모의 확대를 통한 경제 파급 효과가 적었다.

심지어 IT 부문은 기존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한다. 덴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광고시장은 지난해 약 2500억 달러 규모로 10년 만에 약 5배 늘어났지만, 신문과 잡지 광고는 약 500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

더 큰 문제는 부의 양극화로 중산층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IT 기업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 주가 상승을 통한 보상을 제공한다. 자사주 매입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그만큼 근로자 임금 배분은 줄어든다. 와세다대학의 이와무라 미츠루 명예교수는 “과도한 주주 우대는 격차를 넓혀 중산층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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