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던진 작은 공... 코스피, '황소 등'서 떨어질까

입력 2021-06-17 15:54

'성난 황소'에 올라탄 듯 거침없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던 코스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온 영향으로 주춤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한층 커져 테리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조기 금리 인상을 연상할 만한 발언들이 나온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2% 내린 32643.96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미국에서 열린 FOMC가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FOMC는 16일(현지시간) 첫 번째 금리 인상 전망을 2023년 상반기로 언급했다. 이전 전망은 2023년 하반기였다. 올해 4분기 GDP() 성장률도 기존 6.5%에서 7.0%로 상향조정하고 2022년과 2023년 전망치 역시 기존 2.2%에서 각각 3.3%와 2.4%로 올려잡았다.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점도표다. FOMC를 구성하는 18명 중 내년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응답자가 기존 4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2023년 금리 인상 응답도 13명이나 됐다. 테이퍼링에 대해서도 결론은 없었지만, 논의 자체는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 대해 '매파적'이라며 금융시장에 충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10년물 국채금리와 달러 인덱스, 금 가격 등 주요 금융지표들은 변동성을 확대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지표 변동성 확대는 슈퍼 비둘기 성향의 미 연준을 신뢰했던 투자자들에게 이번 FOMC가 작지 않은 충격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금융시장 전반의 단기 변동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달러 강세, 시장금리 상승 등을 일으켜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장 후반 낙폭을 만회하긴 했으나, 금리, 달러 등 매크로 환경 변화에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일정 부분 예견된 내용이란 점에서다. 과거 2014년 미국 테이퍼 국면에서도 조정은 일시적인 수준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가 공급하는 유동성도 주식시장에 도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물가 진단에 변화 및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구체화가 나타났으나, 금융시장의 평균적인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던 중립적 통화정책 이벤트였다고 평가한다"며 "물가의 경우 이미 전망치 상향 가능성이 확실시됐던 상황을 반영하는 수준이었고, 2023년 기준금리 2회 인상 전망 역시 채권시장의 기존 기준금리 프라이싱에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봤다.

허재환 유진증권 연구원은 "과거 테이퍼 국면에서 국내 증시는 잠시 조정(5~8%)은 있었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졌다"며 "관건은 상대적인 성과다. 미국 연준 자산 증가 속도가 둔화하는 국면에서 미국 증시가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이외 주식시장보다 양호했다. 그러나 ECB 유동성 공급 속도가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이번에는 ECB의 유동성 공급이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며 "테이퍼를 시작으로 정상화 논의가 뜨겁겠지만, 주식시장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다음으로 팬데믹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미국 이외 주식시장의 매력은 남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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