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티스트 건드리지 마”…정치인들 언급에 뿔난 팬들

입력 2021-06-09 15:48 수정 2021-06-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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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출처=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사진을 올리며 타투(문신) 합법화 법안을 언급하자, 방탄소년단 팬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과거 연예인이 정치권의 이용 대상으로, 연예인의 정치적 행동은 권력의 철저한 통제 속에서 이뤄졌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류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BTS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며 방송 출연 당시 타투를 가린 정국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몸에 붙은 ‘반창고’를 보신 적이 있나. 유독 우리 한국의 방송에 자주 보이는 이 흉측한 광경은 ‘타투’를 가리기 위한 방송국의 조치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그림과 멋진 글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투는 불법이다”며 “자유로운 개인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는 세상의 변화에 ‘제도’가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타투업법 제정안’ 입안을 전하며 “타투행위를 정의하고, 면허의 발급요건과 결격사유를 규정했다. 신고된 업소에서, 자격이 인정된 타투이스트만 시술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타투는 1992년 대법원이 의료인만 시술 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래로 현재까지 불법이다. 이에 타투이스트들은 법안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합법화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접한 네티즌들과 방탄소년단 팬들은 류 의원이 올린 글에 “사진을 내려달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법안을 적용받는 타투이스트와 그들의 작품이 우선이 돼야지 왜 관계도 없는 아티스트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어 관심을 끌고 있냐”며 "아티스트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말라. 아티스트이기 전에 국민”이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저도 지지하는 법안이지만, 단순히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법안 제정 운동과는 관련 없는 BTS를 끼워넣기 해서는 안 된다”며 "유명 연예인의 이름과 얼굴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문제를 떠나, 이 법안을 비하시키는 일이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앞서 2019년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평양 공동 선언 1주년을 기념해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일부 팬들이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안 의원은 “방탄소년단을 병역특례 해주자는 그런 입장은 아니었다. 체육인, 순수예술인들은 특례대상이 되는데 대중예술인들은 되지 않는 것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한 사례로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에 정치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방탄소년단의 후광효과를 얻으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과거 바른미래당 시절 아시안게임 이후 예체능 분야에서 병역 혜택 기준을 두고 논의가 있던 중, 방탄소년단을 언급해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실제 하 의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BTS를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하지 마라”뿐만 아니라 “괜히 BTS만 욕 먹는다”등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뒤따랐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들의 비유나 자의적인 판단에 방탄소년단을 끌어들여 자신을 돋보이려 하는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과거 연예인들은 정치적 권력에 의해, 일종의 정치적 ‘얼굴 마담’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배우 이순재·최불암·강부자·정한용·강신성일·신영균·이주일·최희준 등 많은 연예인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저 ‘얼굴 마담’ 노릇이나 하거나, 본인의 명예욕만 채운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 정치적 존재감이 극히 미미했다. 이주일·강부자·이순재 등은 “정치판에서 연예인을 이용만 하려 들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연예인의 정치참여 형태가 바뀌었다. 권력에 의한 동원이 아닌 자발적인 후보 지지 운동의 형태였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광우병 촛불집회 등을 거치면서 정치적 반발심이 폭발했고, 신해철 이승환 김제동 등이 목소리를 내며 ‘소셜테이너’로 활동했다. 그러나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잘나가는 MC였던 김제동은 방송에서 거의 퇴출되다 시피 했다. 진보 성향의 연예인인 배우 김여진, 개그우먼 김미화도 불이익을 당한 바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 팬들의 항의를 통해 연예인이 정치권의 이용 대상으로 쓰여졌거나, 통제됐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연예계와 정치권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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