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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미경과 망원경

입력 2021-03-09 12:00

11살의 나이로 세계 3대 첼로 콩쿠르 중 하나인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천재 첼리스트 장한나.

그는 첼로만 연주하다 보니 음악 세계를 현미경으로만 보는 것처럼 시선이 좁아지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더 큰 음악 세계를 보고 싶어 지휘봉이라는 망원경을 들게 됐다고 한다. 첼로를 연주할 때는 50곡 정도를 익혔다면, 지휘를 하면서는 300곡 이상을 익히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시선 확장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하지만 필자는 장한나의 말이 자세히 볼 수 있는 현미경보다 멀리 볼 수 있는 망원경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미경으로 시작한 그의 음악 세계가 있었기에 망원경을 들 수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모든 산업에는 참여자가 있다. 시장의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정부, 생산과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업 그리고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다. 어느 산업에서든 찾아볼 수 있는 공통 요인과도 같다. 각각의 참여자가 현미경을 들고 오랫동안 각자의 영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전문가’가 된다.

참여자의 성실한 책임과 역할 수행은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각각의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가 모인 오케스트라를 장한나가 지휘했던 것처럼, 현미경을 든 참여자가 무엇을 보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제시할 수 있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산업의 미래 모습을 볼 수 있는 지휘자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가 몸담은 건설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건설산업에는 ‘기술 혁신’의 바람이 거세다. 사업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생산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해 기업은 앞다투어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시장을 만들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과거 어느 때보다 까다로운 상품의 성능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시설물에 대한 평가는 날카롭다. 하지만 이런 참여자의 노력과 역할만으로는 모두가 꿈꾸는 미래 건설산업의 모습을 달성하기엔 부족하다.

미래 건설산업은 완전 자동화된 건설 현장과 레고 블록처럼 쌓아 올려 짓는 건물만으로 전부가 아니다. 변화하는 인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어떻게 산업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건설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 사업 투입 요소와 건설 특성, 시장의 규칙과 제도 등 건설산업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과거에 정의된 건설산업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 즉, 탈현장화, 새로운 자재의 등장, 비건설 분야의 기업 진출, 상품과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등의 동향도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건설산업의 미래상을 그리기 위한 산업 안팎의 변화와 내부적 동기 요인들을 아우르는 시선이 필수다. 때문에 건설산업이라는 숲을 보기 위한 망원경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망원경을 들고 산업을 보는 것은 누구의 몫일까? 현미경을 든 참여자 중의 불세출 영웅일까? 아니다. 현미경을 들고 세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개인만의 숙제라면 망원경을 들고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산업의 참여자로서 부여받은 책임과 역할에는 본인이 속한 기업과 조직의 발전뿐만 아니라 산업의 발전을 위한 몫도 있다.

건설산업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 왼손에는 현미경을, 오른손에는 망원경을 든 많은 건설산업 전문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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