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결산]삼성 이건희 회장, 42년 삼성맨 마감

입력 2008-12-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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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과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오늘의 삼성 이끌어

삼성그룹은 연 초부터 곤욕을 치렀다. 지난 1월10일 국내 대표 글로벌그룹 삼성은 비자금 특검이라는 사정의 칼날 아래 서야 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7월 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특검 여섯번째 공판에 출석한 이 전 회장은 20년 넘게 이끌어 온 삼성을 물러나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세계 1위가 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10~20년이 걸려도 삼성전자와 같은 회사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은 또 “스스로를 삼성그룹 지배주주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고 실제 주식 100%를 보유해도 능력이 없다면 1%를 가진 것만도 못하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퇴진과 동시에 삼성그룹의 조직도 대폭 수정됐다. ‘삼성의 청와대’라 불리는 전략기획실이 해체되고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가 출범했다.

지난 7월부터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이끌어갈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브랜드관리위원회’와 ‘투자조정위원회’ 2개의 비상설 위원회를 신설, ‘뉴 삼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 전 회장의 퇴진과 조직 개편은 곧 리더십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계열사별 독립경영은 실적 위주의 경쟁을 가속화한다는 효과도 있지만 근시안적 경영에 빠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또 후계구도에 대한 청사진이 부재하고 컨트롤타워마저 사라져 계열사들이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노출될 때 계열사간 협력을 통한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도 나온다.

사실 이 전회장이 취임한 87년과 지난 2006년을 비교해보면 매출액 17조에서 152조로 8.9배, 수출액 9억달러에서 663억달러로 73.7배로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했다.

브랜드가치는 등외에서 169위로 뛰어올랐다.

취임 초 ‘처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 선언과 과감한 반도체 투자, 품질 경영과 같은 새 경영전략으로 무장하고 시장의 변화에 대처한 그의 비전과 리더십 덕택이었다.

그의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하듯 지난달 연세대 경영대가 실시한 ‘창조적 리더십’ 설문조사 결과 이 전 회장은 19.4%로 ‘창조적 기업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건희 전 회장은 7월 1일자로 ‘사원’ 신분까지 버리고 삼성을 떠났다.

1966년 10월 계열사였던 구 동양방송을 통해 삼성그룹에 입사한 지 42년 만이다.

지난 87년 삼성그룹 회장직을 맡아 21년간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온 그가 마침내 삼성을 떠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지위는 변함이 없다. 대주주라는 위치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경영 활동 전반에 미칠 그의 영향력은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재판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 기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에버랜드 전화사채 편법증여와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 등 삼성재판에 대한 선고공판 기일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당초 대법원 정기 선고일인 오는 24일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24일 선고 목록이 아직도 확정되지 않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이건희 전 회장은 지난 10월 항소심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등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선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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