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집콕극장 데뷔하는 ‘뮬란’...‘30달러’ 경제학

입력 2020-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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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란 페이스북 캡처)
(뮬란 페이스북 캡처)

미국 월트디즈니가 야심 차게 제작한 대작 ‘뮬란’이 9월 4일 온라인을 통해 데뷔한다. 원래 개봉은 3월 말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몇 차례 개봉 일정을 변경하다가 아예 무기한 연기했다. 그러나 대작들의 무더기 개봉 차질로 실적이 고꾸라지자 눈물을 머금고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에서 공개키로 한 것이다.

그런데 ‘뮬란’을 보려면 월 6.99달러, 연 69.99달러를 내는 디즈니+ 회원이라도 29.99달러(약 3만5600원)를 별도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개봉은 일회적이며, 회사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바꾼다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디즈니의 이번 가격 책정에 비상을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모델이 표준이 되진 않겠지만, 앞으로 온라인 개봉이 관행이 된다면 디즈니의 이번 요금 부과가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디즈니가 뮬란을 30달러의 프리미엄 가격에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발표한 후 일각에서는 ‘블랙 위도우’ 등 다른 대작들도 온라인을 통해 개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왜냐하면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서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0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 수는 16만 명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6일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12월 1일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29만5011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영화관 개장은 더 어려워지고, 영화 제작사들은 신작 개봉 일정을 미루거나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디즈니는 이미 제작 중인 거의 모든 대작의 공개 일정을 수정한 상태다. ‘아바타’ 2편은 개봉 일정이 내년 12월에서 2022년 12월로 밀렸고, ‘스타워즈’ 후속 3부작 시리즈 중 첫 번째 공개 일정도 2023년 12월로 1년 연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워너브러더스와 21세기폭스가 신작 개봉일정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디즈니 역시 조바심이 커졌다. CNBC는 디즈니가 2021년까지 ‘뮬란’을 묵혀두려 했다면, 다른 작품의 개봉 일정이라고 앞당겨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제작자이자 엔터테인먼트 컨설턴트인 캐스린 아놀드는 CNBC에 “디즈니가 ‘뮬란’ 개봉을 디즈니+로 바꾼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해 일단 디즈니+로 개봉을 하는 차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즈니+가 서비스되지 않는 나라에선 영화관 개봉 가능성도 있다. 오랫동안 뮬란을 기다린 중국이 대표적이다.

주목할 건 가격이다. 뮬란을 보려면 29.99달러를 별도로 결제해야 한다. 차펙 CEO는 온라인 개봉이 일회적인 것이라고 하면서도 “디즈니+ 가입자 수와 뮬란을 결제한 계정 수에 주목할 것”이라고 했다. 돈이 된다 싶으면 굳이 영화관 개봉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29.99달러’라는 가격은 제작비 2억 달러와 마케팅 비용 1억 달러를 감안해 산출한 것이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에서의 영화 관람료가 1인당 약 10달러라고 상정했을 때 거의 3배라며 비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 등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면 3인 비용에 4명이 볼 수 있는 셈이고, 여기다 영구 소장까지 할 수 있다고 하면 개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디즈니는 디즈니+가 서비스 되지 않는 나라에선 영화관 개봉으로 온디맨드 사각지대를 보완, 뮬란의 제작비를 회수하는 것은 물론, 수익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CNBC는 이런 계산을 해둔 디즈니가 온라인 개봉을 지속할지 여부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돼 전 세계 영화관이 문을 열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 따른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박스오피스가 수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안다. 작년에 디즈니는 북미에서만 37억2000만 달러를 벌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130억 달러를 거둬들였다.

‘뮬란’처럼 웅장한 작품을 집안에서 TV 화면으로 보고 싶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뉴질랜드와 중국의 웅장한 자연에 당나라 시대 도시와 시골의 풍경을 고스란히 재연한 세트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자아낸다고 한다.

이런 장면을 영화관의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창궐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영화업계에는 온라인 개봉이 시대적 흐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9월 4일 데뷔하는 ‘뮬란 2020’은 1998년 디즈니가 만든 ‘뮬란’ 애니메이션을 실사판으로 리메이크한 것으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남자로 가장한 중국인 소녀 뮬란의 장대한 여정을 따라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중국 인기 배우 유역비가 뮬란을 연기했고, 이외에 한국에 잘 알려진 배우 공리와 이연걸, 견자단, 제이슨 스콧 리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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