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에 K-농업 심는다⑩] "스마트팜으로 양질의 딸기 생산…체험장도 운영"

입력 2020-07-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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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이 바꾼 귀농 풍경…박홍희 '우공의 딸기정원' 대표 사례

대기업서 근무 가족과 멀어져 "여유있는 삶 살자" 귀농 결심

농식품부 시설원예 지원 받아 스마트팜으로 '인생 2막' 열어

ICT 접목, 생산 20%ㆍ품질 10%↑…매년 2월~5월 체험 학습장 열어

딸기 수확 체험 참여자 8500명…스마트팜 배우려는 청년 채용도

▲박홍희(오른쪽) 우공의 딸기정원 대표가 자신의 스마트팜 시설에서 수확한 딸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우공의 딸기정원)
▲박홍희(오른쪽) 우공의 딸기정원 대표가 자신의 스마트팜 시설에서 수확한 딸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우공의 딸기정원)

#농산어촌은 오랜 기간 누적된 이촌향도(離村向都: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일자리가 풍부한 도시로 농촌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로 지방소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귀농·귀촌 인구의 지속 증가, 사회적 경제 확장,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추구 등의 사회 변화는 새로운 도전 공간으로서의 농산어촌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산어촌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산어촌이 지닌 잠재력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농촌과 도시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국민 행복 추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김홍상 농촌경제연구원장은 “이제는 지역을 중심으로 구체적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팜 우수농가로 손꼽히는 ‘우공의 딸기정원’을 보면 구체적 실천의 한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박홍희 우공의 딸기정원 대표는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서 부장급 간부로 일했다. 그러나 회사에서 계속 승진할수록 개인 생활은 점점 줄어들었다. 역시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도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부부 모두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도 일에 매달리다 보니 부부끼리도 얼굴 한 번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한참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두 딸에게도 미안해졌다. 온 가족이 모두 모여 밥 한 끼 제대로 먹은 날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했다. 박 대표는 “참 많이 고민했다. 가족을 희생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 것이냐, 안정적이지는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을 살 것이냐”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박 대표는 치열한 삶을 버리기로 했다.

2년간의 준비 끝에 경상북도 상주로 귀농해 2014년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10년간 임차하는 조건으로 8925㎡(2700평) 땅을 빌려 5289㎡(1600평) 규모의 온실을 지었다. 그는 전자회사에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팜 시설을 완비했다. 특히 2016년에 농식품부의 시설원예 ICT융복합 확산지원사업에 참여해 2000만 원을 지원받아 외부기상대, 온습도·Ph센서, CCTV 등을 설치한 것이 주효했다. 이를 통해 하우스 내외부의 온습도는 물론, 하우스 주변의 바람세기, 딸기가 심어져 있는 배지의 온도, 딸기에 주는 양분의 농도, 광합성을 위해 필요한 이산화탄소의 양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제어해서 농사를 짓는다. 이뿐만 아니라 스마트팜 기기업체와 손잡고 맞춤형 장비를 개발하고도 있다.

배움은 끝이 없었다. 2014년에는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수출용 딸기 수경재배 과정’을 1년간 다녔고 2016년에는 경북농업마이스터대학을 다니며 딸기재배를 공부했다. 딸기의 품질을 높이고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는 그는 수경재배에서 답을 찾았고 비대제(과일을 크게 키우는 약물)나 호르몬제를 주지 않는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다.

박 대표는 스마트팜의 성과로 “균일한 품질의 딸기를 생산하게 됐고 시간을 절감할 수 있어 가공 상품 개발 및 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우공의 딸기정원에서 1년에 수확하는 딸기는 30~32톤가량이다. 스마트팜 도입 이전과 비교하면 생산량은 약 20%, 품질은 10% 이상 향상됐다. 그의 농장 한쪽에는 딸기 수확을 체험하러 오는 방문객들을 위해 400㎡ 넓이의 딸기 체험학습장이 마련돼 있다. 매년 2월 말에서 5월 말까지는 농장 운영 중심 체험학습으로 전환한다. 딸기 수확, 초콜릿딸기·딸기 컵케이크·딸기비누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으로 발생하는 수입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지난해 누적 체험학습 참여자는 약 8500명에 달했다. 또 쇼핑몰을 만들어 생딸기를 택배로 판매하거나 잼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OEM을 통한 프리미엄급 생딸기잼으로 지난해 4500병을 판매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딸기잼 판매 시, 스마트팜 시설에 기반한 엄선된 생과 만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부각해 스마트농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과로 매출은 2015년 1억5000만 원에서 2019년 3억2000만 원까지 증가했다. 우공의 딸기정원은 농식품부의 스마트팜혁신밸리 공모사업에 상주시가 선정되면서 딸기 수출 전문 스마트팜 업체로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는 농업회사법인 굿파머스그룹을 만들어 농업을 사업화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올해 말까지 농식품부의 스마트팜 종합자금융자를 활용, 유리온실을 6000평 규모로 확장 중이다. 우공의 딸기정원은 육묘장, 체험장, 작업장을 갖고 있어 육묘부터 생산, 수확, 출하, 가공, 체험에 이르기까지 농장 운영을 위한 다양한 사업 형태를 체험해볼 수 있다.

이에 스마트팜을 배우려는 청년에게 딸기 농사를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실습농장으로도 쓰이고 있다. 여기에다 농업법인에 취업하는 청년에 월 최대 100만 원의 인턴비를 지원하는 농식품부 사업에 지원해 보육생 4명을 채용에 제2의 박홍희 대표를 키우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정식 채용돼 정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우공의 딸기정원은 지난해 경북농업기술원에서 육종한 싼타, 베리스타, 알타킹 세 가지 품종을 심었다. 이번 기회에 경북 특화 품종을 만들고 이를 수출 품종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박홍희 대표는 “기존 설향은 경도나 저장 유통성이 너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며 “딸기는 저온성 작물이라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 더운 지방으로 수출하는 데 경쟁력 있는 품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ㆍ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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