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단지 신규 입주물량까지 가세하면서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폭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은 25개 지역 중 절반이 넘는 15곳이 하락세를 나타냈고, 경기권도 판교와 동탄 영향권에 속해있는 지역이 집중적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지난 21일 주거부담 완화와 유동성 지원 방안 등의 정부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주로 건설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단기적으로 거래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는 것이 대다수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서울,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 -0.30%, 신도시 -0.22%, 경기 -0.15%, 인천 -0.08%를 기록했다. 서울과 인천은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세 배 가량 커진 반면 신도시와 경기지역은 내림세가 소폭 둔화됐다. 재건축 아파트는 서울이 -0.63%로 나타나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은 중구가 1.32%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강동구(-1.09%), 강남구(-0.91%), 송파구(-0.54%), 서초구(-0.53%), 양천구(-0.40%) 등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중구는 4차 뉴타운 지정 가능성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사라지고 실망매물이 쏟아지면서 매도호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신당동 남산타운 105㎡(32평형)는 4억7000만~7억원 선으로 한 주 동안 3000만원 하락했다.
12월 서초구 반포자이와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등 대단지 신규아파트 입주가 연이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권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7주 연속 하락했다. 49㎡(15평형)의 경우 4500만원 하락한 8억5000만~8억9000만원, 서초구 반포동 서초한양 115㎡(35평형) 또한 4500만원 하락해 7억6000만~8억5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했다.
양천구는 금주 3.3㎡당 평균 매매가가 1997만원으로 나타나 2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목동5단지 148㎡(45평형)는 6500만원 하락한 12억8000만~14억2000만원 선에 거래 가능하다.
그 밖에 마포구는 상암지구 일대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갖춘 입주 3년차 단지의 매물 출시로 0.30% 하락했다. 강서구(-0.14%)는 호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종전 계약을 취소하는 매수자들이 증가했다.
신도시는 5개 지역 모두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평촌(-0.34%), 분당(-0.33%), 산본(-0.18%) 등이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판교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내림폭도 커졌다. 안양시 비산동 은하수신성 76㎡(23평형)는 1000만원 하락한 3억1000만~3억6000만원 선이다.
경기는 포천시(-0.72%), 수원시(-0.67%), 안양시(-0.46%), 과천시(-0.44%), 용인시(-0.44%), 동두천시(-0.36%)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승한 곳은 양주시(0.31%), 안성시(0.22%) 등 세 곳에 불과했다.
포천시와 동두천시는 서울 강북지역의 하락세가 경기북부로 확산되면서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두 배로 커졌다. 포천시 소흘읍 대방노블랜드 112㎡(34평형)는 1000만원 하락한 2억~2억4000만원 선이다.
수원시, 과천시 등 수도권 남부지역은 아직도 입추물량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원시는 2571가구의 천천대우푸르지오 입주를 앞두고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구운동 성원 105㎡(32평형)는 1000만원 하락한 2억4000만~3억원 선이다.
인천은 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재개발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서구(-0.26%), 부평구(-0.24%), 중구(-0.12%) 순으로 하락했다. 심곡동 동남 105㎡(32평형)는 2억5000만~2억7000만원 선으로 1000만원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