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전국 콜센터 업무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감염병 예방 근무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 된 상황에서 집단감염을 100% 원천 차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2만4000여 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이통통신 3사 콜센터는 그 어느 때보다 감염병 확산에 예의주시하며 불안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 계열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들은 약 2만4000명에 달한다. KT가 1만 3000명 남짓이고, SK텔레콤 6000여명, LG유플러스 5000여 명 수준이다. KT는 자체 콜센터 현업 부서인 ‘KT IS/CS 콜센터 원보이스’를 통해 고객 서비스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콜센터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16개 시도에 지역 본부가 갖춰져 있는데, 전부 1만3000여명의 콜센터 직원이 고객 서비스 응대를 하고 있다. KT 콜센터 원보이스는 KT 이동통신은 물론 올레TV, 알뜰폰 엠모바일 등의 고객 서비스 업무가 대부분이다.
KT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고객센터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마스크 지급, 손소독제 사용, 일 4회 열체크 등을 시행 중이다. 여기에 직원의 열 감지 시 의무실과 선별진료소에서 체크해 유증상이 아닐 경우도 2일간 격리를 실시한다. 이후 무증상이 확인돼야만 출근이 가능하다. 고객센터 건물의 경우 주 1회 방역을 실시하고, 고객센터 내 임산부 및 경력단절 상담사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KT와 비슷한 근무 조건을 보이고 있다. 각 업체는 출근자를 대상으로 매일 체온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37.5도 이상이면 귀가 조치한다. 또한 근무 중에는 층간이동 및 센터 간 이동 또한 차단한다. 주 2회로 주기적으로 사무실을 방역하고 있다. 대구·경북 센터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축 근무를 벌이고, 임산부는 무기한 유급휴가를 시행 중이다. 무엇보다 각종 교육 및 코칭 행사 등도 무기한 중단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고객센터 자회사인 서비스에이스와 서비스탑도 재택근무를 원하는 상담직원에 한해 인터넷과 PC환경, 별도 근무공간과 책상 등 조건을 따져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반면 콜센터 직원들의 감염을 원천봉쇄해줄 재택근무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콜센터 업무가 사내 시스템을 통해 걸려온 통화를 상담사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다보니 직원들이 재택으로 근무하도록 서비스를 재편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재택근무를 실시한 다 해도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보다 효율성도 떨어져 사실상 통신 3사의 재택근무 비율을 전체 직원의 15% 이상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콜센터 근무자들에 대한 감염예방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상담사들의 재택근무 시스템 도입 및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높은 시스템 구축 비용과 효율성 저하 등의 어려움으로 대폭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3사 고객센터 등을 관리 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각 통신사 고객센터 방역 소독과 상담사 근무 현황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방역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한상혁 위원장은 고객센터 본부장들과 긴급 논의를 가진 뒤 콜센터 집단감염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 준비를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통신사는 각 고객 센터에 대해 철저한 예방 활동을 실시하고 상담사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