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뮤지션이 만들어내는 소리 혁신의 산실, 삼성 오디오랩

입력 2020-01-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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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겸 뮤지션 20여 명 사운드 개발… 소리 99% 흡수하는 무향실 등 갖춰

▲삼성 리서치 오디오랩 드벤티어 상무가 오디오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리서치 오디오랩 드벤티어 상무가 오디오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산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 오디오랩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사방이 뾰족한 세모의 구조물들로 가득 찬 이 곳은 세상에서 소리를 가장 잘 흡수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에 자리잡은 삼성전자 미국리서치 오디오랩을 방문했다.

이곳은 '삼성 사운드 기술의 산실'의 산실로 약 1600제곱미터(484평)규모의 공간에 무향실(Anechoic Chambers), 청음실(Listening Rooms) 등의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이 중 무향실은 삼성 오디오랩의 자랑이다. 두께 30㎝의 거대한 철제문이 열리고 문 안쪽으로 들어가니 뾰족한 세모 구조물들이 꽉 들어차 있다.

귀도 먹먹했다. 무향실에 관해 설명하는 앨런 드밴티어 오디오랩 상무의 목소리는 베개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바닥까지 가득 찬 이 세모 구조물은 유리섬유로 만들어져 소리 흡수가 더욱 잘된다.

세모 모양으로 만든 이유를 묻자 직원은 "소리가 일반 벽에 들어오면 99% 흡수 후 1% 반사되는 경험을 한 번 밖에 못하지만 지그재그로 이뤄진 삼각형 안에서는 99% 흡수, 1% 반사가 반복된다"고 답했다.

▲삼성리서치 오디오랩의 '무향실' 사방이 세모 모뱡의 뾰족한 구조물로 구성돼 소리를 99% 흡수한다. (사진=송영록 기자 syr@)
▲삼성리서치 오디오랩의 '무향실' 사방이 세모 모뱡의 뾰족한 구조물로 구성돼 소리를 99% 흡수한다. (사진=송영록 기자 syr@)
다른 회사 제품과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삼성 TV와 경쟁사 TV 두 대가 암벽커튼으로 가려진 턴테이블에서 돌아갔다. 벽 자체가 자동으로 돌아가게끔 디자인을 해 모든 제품이 같은 위치에서 소리를 낼 수 있게 했다.

드벤티어 상무는 “이곳에서는 (제품을) 가리고 하기 때문에 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곳엔 20여 명의 오디오 관련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음향 관련 석박사 학위를 갖추고 있으며, 8명은 엔지니어인 동시에 현재도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드벤티어 상무는 하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다 2013년 오디오랩이 탄생할 당시 이곳에 합류했다.

그는 "이곳의 챔버와 측정시스템은 세계 1등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하만에서 워낙 오래 일해서 다른 회사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자신 있게 1등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삼성 오디오랩이 개발에 참여한 첫 제품은 지난 2015년 CES에서 공개한 ‘무지향성 무선 360오디오’다. 해당 제품은 어떤 공간에 위치하더라도 360도 전방위 입체음향을 구현하고,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오디오 시장 트렌드를 이끌었다.

다음 제품은 사운드바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4K 화질에 걸맞는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서라운드 사운드 경험을 가정에서 구현하는 것은 먼 미래로 보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상향 스피커를 본체 및 별도 분리형의 후방 스피커에 내재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누구나 가정에서 손쉽게 상하좌우에서 쏟아지는 듯한 멀티채널 사운드를 구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오디오랩의 논문 3편이 오디오 음향 협회가 선정한 2019년 톱 10 논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삼성리서치 오디오랩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오디오랩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2020년형 QLED 8K에 적용된 사운드 관련 신기술에도 오디오랩의 연구 성과가 그대로 적용됐다.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사운드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움직이는 OTS(Object Tracking Sound Plus) 2020년형 QLED 8K 신제품은 화질뿐 아니라 사운드에서도 의미 있는 진일보를 했다.

화면이 대형화될수록 소비자는 생생한 영상과 더불어 이에 어울리는 웅장한 사운드를 원한다.

‘OTS'는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사운드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움직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TV만으로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구현이 가능해져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 등 화면에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디오랩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음향 기술을 선도하고,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TV 사운드 기술과 오디오 제품 간의 시너지를 통해 삼성전자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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