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논란-상] 대통령은 혁신하라는데…국회는 ‘발목’잡고 검찰은 ‘딴지’

입력 2019-10-29 17:42 수정 2019-10-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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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VCNC 대표가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VCNC)
▲박재욱 VCNC 대표가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VCNC)

타다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의 갈등의 불똥이 타다에게도 떨어졌다. 업계에서도 “결국 터질게 터졌다”라는 반응과 “스타트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며 찬반여론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갈등 촉발= 모빌리티 서비스는 쉽게 말해 ‘교통서비스’다. 스마트폰의 앱을 활용해 차량을 호출하고 그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여기에 호출하는 차량이 택시, 렌터카, 일반인 승용차 등에 따라 택시 호출 서비스, 렌터카 호출, 카풀 등으로 나뉜다.

모빌리티 갈등의 첫 사례로 꼽히는 것은 2013년 우버 사태가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던 우버가 국내 시장에 도입되자 이용자들은 대부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택시의 승차거부와 난폭운전 등 질 낮은 서비스에 질린 소비자들은 새로운 우버를 반겼다.

하지만 우버가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자 택시업계가 칼을 빼들었다. 택시 업계는 우버의 서비스가 불법이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우버와 택시업계 갈등은 2년간 이어졌고 2015년 3월 우버는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택시업계에서는 우버를 몰아냈다며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거부의사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이후 유사 운송서비스가 잇따라 생겨났지만 25만 대의 택시시장의 거센 반대에 막혀 서비스를 제대로 시행하지도 못할 채 사라졌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카풀’이다.

카풀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 이동 혁신을 이끌고자 서비스를 시작했고 1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했을 때 위기를 느낀 택시업계가 다시 한 번 일어섰다. 거대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가 카풀시장에 진출하면 생존권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택시기사들은 지난해 10월 광화문에서 주최 측 추산 6만 명 이상이 모인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국회의사당 앞, 카카오모빌리티 본사 앞 등 다양한 장소에서 카풀 출시를 반대했다. 택시기사들이 분신 사망 하는 등 강경한 반대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서비스 출시를 잠정 연기했고, 결국 올해 8월 국회 입법을 통해 사실상 금지됐다.

▲택시기사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카풀 앱 서비스 반대를 외치고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택시기사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카풀 앱 서비스 반대를 외치고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택시업계 창 끝은 타다로 = 택시업계선 카풀업계와 택시업계가 전면전을 하고 있을 때 출시한 서비스가 바로 ‘타다’다. VCNC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타다는 당시 카풀논란에는 안건에도 끼지 못하는 작은 서비스였다. 타다는 넓은 공간 이용이 가능한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드라이버와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다. 출시 당시 박재욱 대표는 “현재 있는 규제를 피하려 하지는 않고 규정된 내용 안에서 합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은 당시 국토부의 해석에서도 나타난다.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경우 일반인들이 운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사를 포함해 렌트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가 차량에 미터기 요금을 책정하는 등의 행위가 아니라면 문제는 없다”며 위법의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타다는 이러한 제도를 활용해 서비스를 출시했고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문제없이 서비스를 해왔다.

타다가 출시되고 소비자들로부터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를 늘려나가자 택시업계의 화살은 타다로 향했다.

카풀과 타다 서비스는 별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카풀 규탄 대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타다 OUT”을 외치기도 했다.

현재 타다 서비스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현행법의 모호한 예외조항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렌터카의 유상 운송행위는 불법이지만 시행령 제18조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렌터카는 예외적으로 운전기사를 알선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해당 예외조항은 단체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편의성과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항이기 때문에 단거리 이동과 짧은 시간 이용하는 타다는 불법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조성준 기자 tiatio@)
(조성준 기자 tiatio@)

◇정부의 엇박자…모빌리티 업계 ‘망연자실’ = 타다의 불법 논란을 두고 이재웅 쏘카 대표가 SNS 페이스북에서 밝혔듯이 문재인 대통령의 입과 정부의 정책, 여당, 검찰이 모두 엇박자를 내고 있다.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콘퍼런스에서 ‘혁신’을 이야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발자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분야별 장벽을 과감하게 허물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처럼 정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도 대폭 늘렸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내년 예산에서 ‘창업ㆍ벤처기업의 도약 지원’ 분야를 올해 9162억 원에서 97% 늘어난 1조8081억 원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행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정부와 여당 간 엇박자를 여실히 드러냈다. 개정안은 렌터카를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빌렸을 때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내용이다. 사실상 타다의 영업을 금지하는 셈이다.

같은 당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논평을 내고, 검찰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무총리도 그동안 수없이 많이 말했던 우리 정부의 의지고 정책 기조”라며 “법에 적혀있는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규제방식은 상상력을 가두고 도전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대통령이 네거티브 규제를 천명한 날 검찰은 타다 대표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 갈등을 최소화하고 모두의 편익을 높이기 위해선 어렵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민 편익 요구와 새로운 기술 발전에 따라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며 “느닷없는 검찰의 기소로 정부의 제도개선도, 사회적합의도, 4차산업혁명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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