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유럽은 자국산 2차전지의 자급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2차전지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웨덴 노스볼트는 작년 2월과 지난 5월에 유럽투자은행으로부터 총 4억 유로(약 5400억 원)를 조달받았고, 지난 6월에 폭스바겐과 합작으로 2023년 말~2024년 초 가동을 목표로 16GWh 규모 2차전지 생산시설 구축을 공식화했다.
또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지난 5월에 향후 4년간 최대 60억 유로(약 8조 원)를 투자해 유럽 내 2차전지 생산시설을 신설하는 ‘배터리 에어버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밖에 노르웨이 Freyr는 지난 4월에 2023년 양산 목표로 32GWh 규모 2차전지 생산시설 건설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이러한 투자 계획들을 종합해보면 2차전지 신규 설비는 2023~2024년 이후에 가동될 예정이고, 생산능력은 50GWh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상기 투자 관련 유럽 현지 참여자들은 양산 경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규 설비 가동 일정은 지연될 공산이 클 것이고, 가동 초기 설비는 수율이 낮아 생산량은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수급 훼손도 없으리라는 것.
NH투자증권 고정우 연구원은 “유럽 수요 업체들의 한국 2차전지 의존도는 최소 2023~2024년 전까지 절대적일 것”이라며 “현재 유럽 수요 업체들은 전기차 사업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2차전지 업체들과(삼성SDI, LG화학) 전략적 제휴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삼성SDI와 LG화학은 유럽 생산시설 중심으로 생산·투자를 확대 중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유럽 전기차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유럽 생산시설 중심으로 생산량이 많이 증가하리라는 것”이라며 “결국 삼성SDI와 LG화학은 고객기반 강화를 통해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했고, 주도적 공급자로 확고한 시장 지위를 장기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