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위기의 해외펀드, 탈출구는 없나? ⑥아세안(ASEAN) 펀드

입력 2008-04-10 16:31 수정 2008-04-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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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미 서브프라임 사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끝없는 추락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과 디커플링 될 것이라 믿었던 신흥시장 역시 급격한 조정에 시달려야 했고, 특히 국내 투자자 들이 다수 투자하고 있는 중국 시장 역시 인플레이션 과 긴 축정책 등으로 조정세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투자자들의 엄청난 기대를 안고 출발한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 역시 연초 이후 15% 넘는 손실을 기록중이다.

현재 국내에는 중국펀드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중동아 프리카 펀드, 러브펀드(러시아,브라질), EMEA(동유럽, 중동, 아프리카)펀드, 프런티어 마켓펀드 등 셀 수 없 을 정도로 다양한 펀드들이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양에 비해 그 성과는 아직 미비하며, 앞으로도 그 성공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산 재해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런 다양한 해외펀드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그 장기 성장성을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마 련했다. (편집자 주)

아세안펀드, 중국·인도 대체 투자처 될까?

보수적인 투자관점으로 접근…수익률보다 성장가능성에 주목

동남아시아 정부 단위의 경제협력체로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10개국을 가맹국으로 맺은 아세안(ASEAN).

최근 국내 펀드시장에는 브릭스 펀드가 잠시 주춤한 틈을 타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아세안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제2의 투자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엄밀히 말해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지칭하지만 보통 이들 지역과 한국, 중국, 인도, 호주 등을 함께 묶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증시로 통칭하기도 한다. 또한 베트남 펀드도 동남아 펀드군에 포함시키는 것이 관례다.

◆아세안 펀드, "분산효과는 내가 최고"

지난 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의한 글로벌 금융경색 영향으로 해외 펀드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발표하면서 아세안 펀드 역시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손실을 안겨줬다.

이밖에도 올해 아세안 지역 펀드는 4일 기준 연초 이후 평균 -14.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주식펀드의 범주 안에 묶인 친디아주식펀드, 동북아 주식펀드, 아시아투자주식펀드 등 기타 아시아지역 펀드들이 평균 수익률 -2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다소 선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상품별로는 수탁고가 제일 많은 '신한BNP봉쥬르동남아시아주식자HClassA 1'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46%이며 'NH-CA베트남아세안플러스주식 1ClassA'와 'KB아세안주식자(Class-A)'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각각 -9.94%, -3.66%이다.

수탁고 측면에서는 연초 8640억원에서 4일 기준 1조29억원으로 증가함에 따라 기타 아시아지역 펀드들 대비 단연 돋보이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몇몇 국가들의 투자 대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폴 등을 한데 묶어 투자하면서 변동성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흥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중국과 인도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시도했던 친디아주식펀드나 인도와 중국, 두 국가의 단일 투자 상품의 평균 수익률이 연초 이후 -23% 전후반인 점을 감안한다면 동남아주식펀드의 -14.13% 수익률은 비교적 양호한 성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세안 펀드를 가입하기에 앞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존의 친디아펀드나 브릭스펀드 혹은 단일 국가 종목 펀드처럼 특정 국가들의 카테고리가 형성된 것이 아니고, 원자재펀드나 수자원펀드처럼 업종별로 뚜렷한 구분이 지어진 것도 아니기에 관련 국가나 투자업종에 대한 정보 없이 덤비기에는 '막연한 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세안펀드의 특성상 정확한 국가나 업종의 구분이 모호하고 특정 범주 내에서 수익이 나온다는 안정적인 수익처 보장도 없기에 투자에 있어 상품별로 나눠진 정확한 섹터와 투자 정보를 꼼꼼히 따져봐야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펀드평가 정태진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아세안펀드의 경우 국가별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펀드투자자들이 고민하게 된다"며 "아세안펀드의 경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태국 등 4개국의 투자가 일반적이지만 동남아시아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호주나 버뮤다, 중국 등의 기타 국가들에 대한 비중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연구원은 "현재 아세안 지역은 10개국 이상의 나라들이 묶여져 성장에 대한 시장 결집력이 부족하다"며 "아세안 국가 편입에 따른 기준보다는 각 상품별 운용방식과 투자업종, 관련 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 등에 정보를 모아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이라고 강조했다.

◆아세안 펀드, "브릭스 대안으로 가능할까?"

이처럼 2000년 이후 연평균 5.3%대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10개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는 모두 1조 달러가 넘는 경제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아세안이 브릭스처럼 이머징 증시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아니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브릭스, 친디아와 비교할 때 아직은 미미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세안 지역만이 지닌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라고 권고한다.

자원, 금융, 기술, 노동, 성장 부문이 한곳에 집중된 지역적 특성으로 아세안 신흥시장이 가진 정치적·사회적 리스크가 헤징된다는 뜻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증시는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고, 싱가폴은 금융 섹터를 커버하는가 하면 베트남 증시는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 여력을 내재하고 있다.

이계웅 연구원은 "아세안 펀드에 대한 전망은 관련 국가들의 내수시장 및 글로벌 경제 안정, 그리고 원자재 가격에 대한 흐름에 달려있다"며 "이 3가지 조건들 모두 긍정적으로 받쳐준다면 브릭스 대체 투자처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조정단계를 거치면서 조금 주춤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돼 점진적 추가 성장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성장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아세안지역만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보수적인 투자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아세안 펀드는 과거의 수익률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다"며 "수익률은 타 국가대비 상대적인 평가 자료로만 비교 가능할 뿐 이에 따른 전망까지 부정적이진 않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가령 중국의 경우도 지난해 펀드 수익률은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발표하며 부정적이였으나 향후 전망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내재됐다며 긍정적이였다"며 "아세안 지역 역시 수익률이란 수치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그 지역이 지닌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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