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제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1개 가입국이 8일(현지시간)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공식 서명했다.
BBC에 따르면 일본을 포함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11개국의 외교·통상 장관들은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CPTPP 서명식을 했다. 에랄도 무노스 칠레 외무장관은 “보호 무역주의의 압력 속에서 무역 개방을 지지하는 강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미국은 작년에 TPP에서 발을 뺐다. 미국이 탈퇴를 선언하자 나머지 11개국은 일본의 주도 속에서 협상을 지속했고, 작년 11월 11개국은 명칭을 ‘CPTPP’로 변경해 미국을 제외한 TPP를 이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11개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한다. 시장 규모는 약 5억 명에 달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CPTPP는 11개국 중 최소 6개국이 국내 비준 절차를 완료한 시점부터 60일 이후 발효된다. 일본 정부는 3월 중에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6월까지 국내 비준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회원국들은 내년 초 공식 발효를 목표로 한다.
발효 이후에도 11개국은 회원국 확대를 위한 협상을 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한국, 인도네시아, 영국, 대만 등이 TPP 가입에 관심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조건부로 TPP 복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EU와의 무역 빈자리를 대체해야 하는 영국도 유력한 가입 대상국이다. 리암 폭스 영국 국제무역부 장관은 영국이 EU에서 완전히 분리된 내년 3월 이후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호주는 영국의 가입에 열린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