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어 달쏭사] 얌차(飮茶)와 딤섬(點心)과 점심

입력 2018-02-12 13:5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낮 12시이면 전국의 공기관이나 회사가 거의 동시에 점심시간을 맞는다. “점심이니까 가볍게 먹지 뭐.”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아침은 제대로 먹고 점심은 가볍게 먹거나 건너뛰고 저녁은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 온 것 같다.

물론 요즈음에는 생활양식이 바뀌어 아침은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채 출근하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적당히 먹고, 저녁은 회식이든 집에서 먹든 ‘거하게’ 먹는 사람이 많다. 예나 지금이나 가볍게 대강 먹는 대상은 점심이다.

점심은 ‘點心’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점찍을 점’, ‘마음 심’이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한다면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이다. 즉 먹지 않거나 먹더라도 조금 먹고서 마음속으로 ‘먹었거니’ 하고 점을 찍는 게 바로 점심이다.

그러므로 현대 중국어에서는 아예 點心이라는 말이 간식(間食), 즉 영어의 ‘snack’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중국 당나라 때부터 사용했던 ‘間食’이라는 의미의 ‘點心’을 받아들여 아침과 저녁 사이에 먹는 ‘중간의 한 끼’라는 의미로 써온 것이 오늘에 이르러서는 서양의 ‘런치(lunch)’에 해당하는 말이 되었다.

중국 광동(廣東)지방을 대표하는 도시인 홍콩의 요리를 표현하는 말 중에 ‘얌차’와 ‘딤섬’이 있다. ‘얌차’는 ‘음차(飮茶 飮:마실 음, 茶: 차(tea) 다[차])’의 광동어 발음이고 ‘딤섬’은 ‘點心’의 광동어 발음이다. 飮茶, 즉 차를 마시는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먹던 소형 물만두 모양의 간식, 즉 點心이 차츰 수백 종으로 진화하여 지금은 홍콩을 대표하는 요리가 된 것이다. ‘얌차’ 식당에서 ‘딤섬’을 먹는 것은 오늘날 홍콩관광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간단히 먹는 우리의 점심에는 빈곤 극복을 위한 ‘치열한 근검’이라는 의미가 진하게 담긴 것 같아 가슴이 짠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계란밥·라면도 한번에 호로록” 쯔양 ‘먹방’에 와~탄성⋯국내 최초 계란박람회 후끈[2025 에그테크]
  • 대만 TSMC, 美 2공장서 2027년부터 3나노 양산 추진
  • 李 대통령 “韓 생리대 가격 비싸”…공정위에 조사 지시
  • 황재균 은퇴 [공식입장]
  • 일본은행, 기준금리 0.25%p 인상⋯0.75%로 30년래 최고치
  • '신의 아그네스' 등 출연한 1세대 연극배우 윤석화 별세⋯향년 69세
  • 한화오션, 2.6兆 수주 잭팟⋯LNG운반선 7척 계약
  • 입짧은 햇님도 활동 중단
  • 오늘의 상승종목

  • 12.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200,000
    • -0.18%
    • 이더리움
    • 4,433,000
    • +0.18%
    • 비트코인 캐시
    • 888,000
    • -0.39%
    • 리플
    • 2,870
    • +1.88%
    • 솔라나
    • 187,900
    • +0.37%
    • 에이다
    • 560
    • +0.18%
    • 트론
    • 417
    • +0.72%
    • 스텔라루멘
    • 327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28,190
    • +4.64%
    • 체인링크
    • 18,730
    • +0.11%
    • 샌드박스
    • 179
    • +1.1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