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북풍 몰이’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열린 일본 중의원 선거 투개표에서 자민당 283석, 공명당 29석은 확보해 312석이 확정됐고, 개표가 진행 중이어서 5석의 향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로써 아베 총리의 자민·공명 연립 여당은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10석 이상을 확보했다.
이번 아베 총리의 압승은 북한발 핵·미사일 위기에서 비롯했다고 USA투데이는 분석했다. 지난 8월, 9월에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힘을 받았다. 한때 사학스캔들로 20%대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북한 도발의 수혜로 50% 이상으로 올라섰다. 아베 총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말 28일 중의원 해산을 전격 단행한 것도 북풍 몰이를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선거 기간 내내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는 일본 국민을 북한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묻는 선거”라고 설명했다. 중의원 해산 방침을 공식화할 때부터 아베 총리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난 돌파’를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투개표 뒤 NHK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확실히 우리 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 당이 내놓은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북풍과 맞물린 ‘야권 분열’도 아베 총리의 승리를 이끈 요인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신당인 ‘희망의당’은 선거 초반 돌풍을 일으켰으나 결과적으로 49석을 얻어 해산 전 57석보다 8석이나 의석수가 줄었다. 아직 향배가 결정되지 않은 6석을 모두 얻어도 제2당을 차지한 입헌민주당보다 의석수가 적다. 입헌민주당은 54석을 확보했다.
고이케 지사는 선거전 과반의석을 목표로 할 만큼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민진당의 리버럴계와 간 나오토, 오카다 가쓰야 등 거물 정치인을 배제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반 아베 표가 분산되자 이 틈을 연립 여당이 파고들었고 연립 여당은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