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일본 만화 이른바 ‘망가’를 바탕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전략으로 일본 시장에서 성장세에 박차를 가해 2020년 도쿄증시 상장까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43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 시가총액 8조2000억 원에 달하는 몸값을 자랑한다. 한국에서는 가장 인지도와 사용률이 높은 메시지 앱이지만 한국 밖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의 고객 확보에 나서기도 했지만 위챗과 라인 등 기존 강자에 밀려 이제까지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카카오는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40억 달러 규모의 일본 만화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카카오재팬이 제공하는 웹툰 플랫폼인 피코마(Piccoma)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했다. 일본인들의 각별한 만화 사랑을 파고들어 일본 경쟁업체에 맞서겠다는 전략이었다.
카카오는 피코마의 만화 콘텐츠의 권당 이용료를 부과하는 대신 이 요금을 챕터별로 나눠 독자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료 정책을 변경했다. 열혈 독자가 아니라 가볍게 만화책을 즐기는 일반 독자를 타깃으로 한 전략 변경이었다. 또 한국의 애니팡의 성공에서 착안해 독자들이 이미 본 챕터들을 24시간 뒤에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직원 35명 남짓의 카카오재팬은 지난 4월 피코마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이때까지 만해도 피코마가 제공하는 만화는 수십 편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서비스하는 만화는 1000편이 넘으며 일간 구독자 수는 8월 기준 90만 명, 월간 사용자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5월 이후 3개월간 앱 다운로드 수는 대형 만화 출판사들과 라인을 제쳤다.
그 결과 이용자 확대는 물론 매출까지 덩달아 늘어났다. 회사는 이러한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2020년 도쿄증시 상장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카카오재팬이 2020년 도쿄상장과 관련해 노무라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재팬을 이끄는 김재영 대표는 피코마 앱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내년에는 월간 매출을 10억 엔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웹툰시장은 지난해 28% 성장했다. 반면 단행본과 잡지 등 출판만화 시장규모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카카오재팬이 갈 길은 멀다. ‘원피스’나 ‘진격의 거인’과 같은 일본의 3대 만화 출판사들의 히트작에 대항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웹툰을 선보여야 하는 것이 당장의 과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웹툰을 볼 수 있도록 한 피코마 앱을 군소 만화 출판사들은 이해해주는 분위기지만 대형 출판사들이 수익 잠식을 이유로 해당 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