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의 자충수…아버지 ‘러시아 게이트’ 스모킹건으로

입력 2017-07-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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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측 인사와 회동 전 주고받은 이메일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사진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사진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스캔들’을 정면 돌파하려다가 그만 자충수를 뒀다. 작년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을 입증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꺼내놓고 만 것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작년 6월 9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받으려고 러시아 정부와 관련된 변호사를 만났다. 이 변호사는 정관계 로비스트인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다. 그는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사실을 인정했으나 러시아 정부나 클린턴 후보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와 트럼프 주니어 간 만남을 주선한 사람은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다. 에민의 아버지는 아라스 아갈라로프라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사업 파트너다. 뉴욕타임스(NYT)가 이 같은 보도를 내자 트럼프 주니어는 투명성을 위해 아갈라로프의 홍보 담당자인 로브 골드스톤과 작년 6월 3~8일 나눈 이메일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전격 공개했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가 해명하려고 공개한 이메일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게이트의 결정적 증거가 되게 생겼다.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골드스톤은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매우 민감하며 출처는 러시아 정부라고 밝혔다. 골드스톤은 “이 정보가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클린턴과 관련한 이 정보를 언제 받는 게 좋을지 알려 달라”며 “이 민감한 정보를 전달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에민과 직접 만나는 것”이라며 회동을 주선했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내통설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WP) “아버지의 대선 운동을 위해 적대국 정부로부터 직접 민감한 정보를 받고자 회동을 주선한 게 드러났다”며 “스모킹건에 바짝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 정부와의 공모가 ‘리걸 라인(legal line·법적 한계)’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하고 있는 특별검사 측이나 야당인 민주당에는 더없이 좋은 꼬투리거리를 트럼프 주니어가 던져준 셈이다. WP는 “트럼프 대선 캠프의 핵심 인물이 대선과 관련해 민감한 정보를 얻고자 러시아 측과 접촉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트럼프 주니어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트럼프 주니어를 반역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을 옹호했다. 백악관의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메일을 투명하게 공개한 아들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샌더스 부대변인은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측 인사의 만남에 대해 “대통령은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이 대대적인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미국 경제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핌코의 댄 이바스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파문이 미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다”며 “내년 중간선거 전까지는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 세제 개혁, 재정 부양책 등 핵심 정책들이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바스킨 CIO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미 있는 정책들을 놓고 주위를 산만하게 하는 사건이 터졌다”며 “이는 대중과 국회의원들이 정책에 공감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캠프가 선거 기간에 러시아 정부 측과 내통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한 경제성장률도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앞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 달성을 공언했다. 그러나 이바스키 CIO는 GDP는 2%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공언한 것보다 미국의 경제 성장 회복세가 더뎌지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이바스킨 CIO는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고자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보유 자산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느리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파문으로 11일 미국 증시는 한때 급락했다가 보합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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