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지주회사 전환 추진…'사촌 분가' 가시화되나

입력 2017-06-21 17:09 수정 2017-06-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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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느슨한 형태의 지배구조" 개선 현실화될 듯

SK케미칼이 설립 48주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SK케미칼 홀딩스(가칭)와 SK케미칼 사업회사(가칭)로 분할돼 각각 자회사 관리와 화학, 제약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SK케미칼은 이번 지주회사 전환으로 SK그룹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그룹에서 SK케미칼이 계열분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 회장과 사촌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사촌간 분가'가 더욱 가시화 되고 있으며, SK그룹이 최 회장이 언급했던 '느슨한 형태의 지배구조'로 변화할 수도 있다.

SK케미칼은 2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SK케미칼 홀딩스와 SK케미칼 사업회사로 조직을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홀딩스·사업회사로 분할…전환 과정은?=SK케미칼은 48대 52의 비율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된다. 기존 존속법인은 지주회사인 SK케미칼 홀딩스로 전환하고, SK케미칼 사업회사(화학·제약)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SK케미칼 홀딩스는 SK케미칼 사업회사와 SK가스, SK플라즈마 등을 자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형태가 된다. SK케미칼 홀딩스는 각 사업회사의 경영평가와 투자관리 관리와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을 담당하고, 각 사업회사는 고유의 사업영역에서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영위할 예정이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으로 SK케미칼은 각 사업회사의 전문성을 강화되고 경영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투자와 사업기능을 분리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 강화와 책임경영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가 증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케미칼은 지주회사 전환의 첫 단계로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 또는 매각하기로 했다. 기보유 자사주 13.3% 중 8%(193만9120주)는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매입한 것으로서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본래의 매입취지에 맞게 소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중 관련 법령상 임의로 소각이 제한되는, 합병으로 취득한 자사주 5.3%(129만7483주)는 시장에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투자재원 마련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방침이다.

자사주 소각 및 매각이 끝나면 SK케미칼 지주회사가 보유한 SK케미칼 사업회사의 지분은 없어, SK케미칼 사업회사는 분할 수 공개매수, 현물출자 등을 통해 지주회사의 산하로 편입될 예정이다.

SK케미칼은 오는 10월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12월 1일자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게 된다.

◇“계열분리 없다”는 입장에도 가능성 높아져=SK케미칼은 이번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그룹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선 기존과 같이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지주회사 전환은 사업 전문성 제고와 경영 효율성 극대화 차원의 결정”이라며 “그룹 계열분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SK케미칼이 그룹에서 계열분리될 가능성이 사실상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SK케미칼을 독립 경영하고 있다. SK그룹이 지난 2007년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할 당시부터도 SK케미칼은 지분 구조에서 제외돼 사실상 분리돼 있다.

SK가 보유 중인 SK케미칼의 지분이 전혀 없어 SK케미칼은 SK라는 큰 우산 아래 ‘최창원 부회장→SK케미칼→SK가스’로 이어지는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 회장이 SK케미칼 보통주 0.05%, 우선주 3.11%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거의 없다.

또한 SK건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케미칼은 향후 “SK건설 지분(28.25%)을 정해진 기한 내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년 내 SK건설의 최대주주인 SK주식회사와 SK케미칼의 지분 정리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정리가 완료되면 그룹 계열분리도 가능하다.

특히 최 회장 역시 지난 2월 “지분관계가 전혀 없으면서도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도 가능하다”며 “그런 쪽으로 지배구조를 계속 개선하겠다”고 말하며 계열분리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최 회장이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을 담당하고,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을, 최신원 SK네트웍스 부회장이 SK네트웍스를 맡는 구조로 변할 수 있다.

이번 지배구조 변화로 인해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배력 역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율은 17.0%에 불과하지만 지주사 전환을 하면 신설법인의 지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고, SK케미칼 역시 자사주를 13.3% 보유하고 있어 의결권 부활에 따라 신설 사업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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