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평의 개평(槪評)] 대선 일자리 公約, 空約 우려감 드는 이유

입력 2017-03-20 10: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책사회부 차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으로 본격적인 조기 대선 국면이 열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는 5월 9일을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면서 각 대선 후보 진영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앞으로 대선일까지 남은 시간은 50일에 불과하다. 이 짧은 기간에 국민들은 인물뿐만 아니라, 공약(公約) 검증까지 끝내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이전부터 많은 대선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대선 공약을 들고 뛰었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대안을 내놓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번 대선 공약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일자리이다. 장기 불황의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해법으로 일자리 창출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각 후보들의 일자리 공약을 세심하게 살펴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노출된다.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공약으로 걸었다. 모든 정책 수단과 재정 능력을 투입해 반드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문 전 대표의 생각이다. 하지만 정부의 세금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발상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창업과 일자리 창출 등 기업 환경을 조성해 민간 주도의 정부 지원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나 내용이 받쳐 주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근로기준법상 허용 노동시간인 52시간을 준수하고 연장 근로수당 지급으로 269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다. 이 역시 구체적인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일자리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에게 5년 동안 대기업의 80% 수준의 임금을 보장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은 정상적인 노동 시장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일자리 창출의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대선 때마다 남발하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公約)은 선거 이후 대부분 공약(空約)이 되고 만다. 선거 이전에는 일자리 숫자나 정부 지원 등 장밋빛 미래만 보여 준 것도 사실이다. 정제되지 않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공약이 예산에 반영되면 정부 지출에 과부하가 걸릴 게 불 보듯 뻔하다. 돌아가지 않는 경제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저성장과 고령화,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일자리 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2월 실업률이 2010년 1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5%대에 진입하고 청년실업률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2%대까지 치솟은 것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미국의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악재도 쏟아지고 있다.

실업의 고통은 한 가정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 경제 곳곳에 파편처럼 튀어 경제에 ‘동맥경화(動脈硬化)’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선 주자들이 현재 처한 실업의 문제를 직시하고 제대로 된 일자리 공약을 내놓기를 간절히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그 많던 카드 모집인 어디로…첫 5000명 선 붕괴
  • '주가 급락' NCT·김희철 원정 성매매·마약 루머…SM 입장 발표
  • 윤민수, 전 부인과 함께 윤후 졸업식 참석…사진 보니
  • 6월 모평 지난 ‘불수능’ 수준…수험생들 “어려웠다”
  • 비트코인, 美 고용 지표 둔화 속 7만1000달러 일시 터치…5월 비농업 지표 주목 [Bit코인]
  • 트럼프 틱톡, 개설 사흘 만에 팔로워 500만…35만 바이든 캠프 압도
  • 현충일 ‘초여름 더위’ 지속…전국 곳곳 소나기 소식
  • 김호중 후폭풍 일파만파…홍지윤→손호준, 소속사와 줄줄이 계약 해지
  • 오늘의 상승종목

  • 06.05 15:2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8,014,000
    • +2.2%
    • 이더리움
    • 5,248,000
    • +0.32%
    • 비트코인 캐시
    • 669,000
    • +4.21%
    • 리플
    • 726
    • +0.41%
    • 솔라나
    • 239,900
    • +4.3%
    • 에이다
    • 639
    • +0.79%
    • 이오스
    • 1,122
    • +1.63%
    • 트론
    • 159
    • +1.27%
    • 스텔라루멘
    • 147
    • +1.3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500
    • +3.67%
    • 체인링크
    • 24,880
    • +1.59%
    • 샌드박스
    • 644
    • +3.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