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

입력 2017-03-1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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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현충사 인근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신도비의 정식 명칭은 다음과 같다. ‘유명조선국 정헌대부 전라좌도수군절도사겸삼도통제사 (중략) 시충무공신도비명(有明朝鮮國 正憲大夫 全羅左道水軍節度使兼三道統制使 (중략) 諡忠武公神道碑銘)’. 해석하자면, ‘명나라의 조선국 정헌대부로서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와 삼도수군통제사를 겸한 (중략) 충무공의 신도비’라는 뜻이다. 맨 앞에 쓰인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의 ‘유명(有明)’은 어떤 의미일까?

고대로부터 중국에서는 나라 이름 앞에는 ‘有’라는 일종의 접두사를 습관적으로 붙여왔다. 나중에는 일반명사에도 붙였으니 ‘논어’에 나오는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방래)’의 ‘有’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따라서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의 ‘유명’은 ‘유명한’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명나라’라는 뜻이며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은 ‘명나라의 조선국’이라는 의미이다.

당시, 중국 중심의 국제사회에서 통행하던 관례라고는 하지만 선조들이 지나치게 명나라에 사대한 까닭에 자원하여 그런 표현을 한 점도 없지 않다. 씁쓸한 역사의 기록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어떤 분인데 우리 스스로 명나라에 속한 조선국의 장수로 비문에 새겼단 말인가! 이순신 장군만이 아니다. 우리 선인들 대부분이 ‘유명조선국’의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개인이나 국가나 약한 입장에 처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다소 비굴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적절한 외교력을 발휘한다면 비굴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조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사대를 한 결과, 중국은 지금도 내심 우리를 그들의 속국 정도로 얕잡아보는 경향이 없지 않다.

사드와 관련하여 중국이 보이는 태도에도 그런 내심이 작용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드 배치를 속단하고 속결하려 한 우리 정부의 무능함에 화가 난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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