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냐 약세냐” 트럼프, 새벽 3시 국가안보 전문가에 뜬금없이 ‘환율’ 자문

입력 2017-02-0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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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행보와 발언으로 달러 환율이 요동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와 약세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플린 국가안보 보좌관에게 달러 정책을 자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 3시에 플린 안보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달러 강세와 약세 중 어떤 쪽이 미국 경제에 더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두 사람의 전화통화가 오간 날짜가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백악관과 플린 측은 세부사항에 대한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자문한 플린은 대적 정보활동에 커리어를 가진 인물로 거시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이와 관련해 허핑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월가 출신 내각 인사들과 부동산 사업 시절 알게 된 지인도 많은데도 새벽에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플린에게 경제 자문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이후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자 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는 “달러 강세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면서 “달러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여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에 경쟁할 수 없다 ”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을 직접 지목하며 이들 국가가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지적에 달러는 최근 초강세를 접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달러 약세는 빌 클린턴이나 조지 W.부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유지했던 ‘달러 강세’ 정책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암묵적으로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미국 경제에 걸맞게 달러도 강세를 띠어야 한다는 신념이 작용한데다 다른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은 경우 미국 소비자들이 해외수입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소비 진작에 요긴하기 때문이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지출은 70% 넘게 차지한다.

그러나 달러 강세와 약세 중 어떤 것이 미국 경제에 더 좋은지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쪽으로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입은 유리할 수 있으나 수출 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달러 강세의 경우 미국 경제 낙관론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신흥시장의 경우 달러 강세로 상대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게 된다. 달러 강세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 신흥시장의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도 타격을 받게 된다. 반면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면 미국 수출기업에는 호재가 된다. 달러 약세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높아져 일자리가 창출되면 트럼프의 일자리 공약 이행도 수월해질 수 있다.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약세 정책을 펼칠지는 확실치는 않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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