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불황형 흑자’ 완전히 벗어나나?

입력 2017-02-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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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86억 달러를 보이며 19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이 늘며 발생한 흑자가 아닌 수출보다 수입 규모가 줄어 생기는 ‘불황형 흑자’의 성격이 짙었다.

다만, 11월부터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 지난해는 ‘불황형 흑자’ =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6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986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1059억4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지만,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2015년 경상수지는 관련 통계가 발표하기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다만, 속을 뜯어보면 경기가 개선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감소한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 수출은 전년대비 5.73% 감소한 5117억8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선적운임 포함 수입(FOB)은 7.0% 떨어진 3913억3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176억1000만 달러 적자로 2015년 149억20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중 운송수지는 6억3000만 달러 적자를 보이며 2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고, 건설은 86억9000만 달러로 전년(96억4000만 달러)에 비해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 요인뿐 만 아니라 신형 스마트폰 단종과 자동차업체 파업 등과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상품수지 규모를 축소시켰고, 승용차 등 대부분의 수출 품목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수지는 해운업 업황 부진에 따른 운송 수지와 해외 건설 부진으로 건설수지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11, 12월 수출 증가...‘불황형 흑자’ 벗어나나? = 월별로 보면 국내 수출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 회복에 따라 석유제품과 화공품 수출이 개선됐고, 반도체 시장 호황도 이어진 탓이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479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해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내 수출은 464억6000만 달러로 집계돼 2014년 6월 이후 28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바 있다. 품목별로 반도체(22.4%), 석유제품(14.5%), 화공품(8.3%) 등의 오름세가 컸다. 선적운임 포함(FOB) 기준 수입도 385억2000만 달러로 1년 전 보다 9.2% 증가했다.

이정용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석유제품과 화공품 쪽이 유가 상승에 영향 받아 수출이 개선됐고, 반도체 호황도 이어지고 있다”며 “11월부터 불황형 흑자를 탈출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가 올해 연간 수출이 2.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불황형 흑자에서 완전히 탈출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 1월 수출(통관기준)도 1년 전보다 11.2% 증가한 403억 달러를 보이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3년 1월(10.9%) 이후 처음이다.

다만, 불황형 흑자를 구조적으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저 효과가 많이 작용한 흑자라고 본다. 유가 상승에 따라 단가가 오르면서 물량 측면에서 반도체나 화공품의 수출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은 아니다”며 “불황형 흑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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