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현대제철 강판價 협상 돌입… 톤당 10만원 안팎 인상 놓고 ‘줄다리기’

입력 2017-02-01 10:13 수정 2017-02-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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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자동차가 오늘부터 현대제철과 자동차 강판가(價) 협상을 벌인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모회사를 상대로 얼마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현대ㆍ기아차와 시황을 공유하며 가격 협상에 대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1일부터 시작하는 협상을 통해 이달 말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맏형’ 현대ㆍ기아차를 상대로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을 벌이는 것은 지난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그간 이 회사는 원자잿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1년 넘게 톤당 8만 원의 공급가를 유지하고 있다. 모회사 눈치에 가격 카드에 손도 못 대던 사이 현대제철의 원가 부담은 80% 넘게 불어났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2015년 11월 톤당 44달러(약 5만 원)에 머물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80달러(약 9만2000원)를 넘어섰다. 그야말로 ‘밑지는 장사’다.

현대제철이 극심한 경영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지난해 봉ㆍ형강 시황(철근ㆍH형강 등)이 유례없는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봉ㆍ형강을 팔아 자동차 강판 수익을 보전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봉ㆍ형강 시황 호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로 수출길도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납품가는 톤당 13만 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며 “앞서 포스코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상대로 자동차 강판가를 톤당 7만~10만 원가량 인상한 것을 고려하면 현대제철의 인상 폭은 8만 원 수준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대ㆍ기아차의 곳간도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19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5조 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6년 만이다. 2012년 8조 원대까지 올라섰던 영업이익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아차는 신차 효과와 레저용 차량(RV) 판매 호조에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4%, 4.6% 늘었지만, 미국 보호무역 강화로 올해 멕시코 공장이 적정 가동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현대ㆍ기아차 입장에서는 자동차 강판 인상 변수만이라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 폭을 최대한 낮춰잡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현대제철에서 받는 자동차 강판 비중은 60%에 달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현대ㆍ기아차에 자동차 강판을 전량 납품하고 있다”며 “이번 가격 협상에 따라 올해 현대제철의 판재류 수익성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협상 주도권이 현대ㆍ기아차에 있는 만큼, 원자잿값 인상분을 한꺼번에 반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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