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대란 1년] 1년전 ELS 대란 아찔하지만, 저금리시대 이만한 상품이…

입력 2017-01-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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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선별은 여전히 어렵고, 펀드는 고르는 족족 마이너스 수익률 일색입니다. 채권 수익률은 별로 기대되지 않고요. 투자에 그리 밝지 않은 일반인이 그나마 대안으로 고를 만한 것이 주가연계증권(ELS)뿐이더라고요.”

40대 주부 김연주 씨는 지난해 10월 ELS에 다시 1000만 원을 투자했다. 2015년 말 홍콩H지수(HSCEI)를 기초로 한 ELS를 보유하고 있다가 지수 급락으로 손실 위기에 처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지만, 이외에 마땅한 투자상품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김 씨는 “여윳돈이 많지 않아서 사모펀드나 부동산 재테크는 사실 망설여지는데 ELS는 그나마 부담 없이 어느 정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 관련 상품을 자꾸 찾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ELS 대량 손실 사태가 난 지 1년이 흘렀다. 한동안 ELS는 ‘폭탄’ 취급을 받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여전히 ELS로 쏠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계심이 커진 투자자들은 대형 증권사가 발행한 ELS 위주로 자금을 넣으면서 ‘쏠림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 발행 규모는 9조6473억 원(1318건)을 기록했다. 연말 퇴직연금 편입을 용도로 ELB 발행이 6조 원대로 급증한 영향이 컸지만 연초 1조 원 수준에 머물던 월별 ELS 발행금액도 하반기 들어 3조 원 수준을 회복했다.

한때 월별 발행금액이 10조 원 수준에 달했던 ELS(ELB 포함, 이하 동일)는 2015년 말 중국 증시 급락으로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1월과 2월에는 발행금액이 각각 2조 원대로 줄기도 했다. 홍콩H지수 급락세가 진정된 후에도 지난해 상반기 중에는 월별 발행액이 3조~4조 원대에 그쳤다.

그러나 저금리 국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금액이 작년 하반기 이후 다시 ELS를 향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ELS 대란 이후 부적격 투자자의 ELS 투자를 제한하고 특정 기초지수로 쏠림 현상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하는 등 투심 달래기에 나선 영향도 컸다.

단, 투자자들은 대형 증권사 ELS로 쏠리는 상황이다. ELS 대란 당시 한화투자증권 등 몇몇 중·소형 증권사가 자체 헤지 실패로 큰 손실을 낸 것을 목격하면서 보다 자산 운용규모가 큰 회사들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ELS 발행금액 규모가 10조 원 이상인 증권사는 NH투자증권(15조6558억 원), 미래에셋대우(12조9475억 원), 한국투자증권(12조2775억 원) 정도였다. 모두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이들 3곳 증권사와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잔액은 전체의 70% 수준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기존에 ELS를 활발히 발행했던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중 상당수가 ELS 대란 이후 신상품 발행을 줄인 영향도 크다”며 “잘 팔리는 몇몇 회사에서만 계속 상품이 나오다 보니 쏠림이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ELS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특정 기초지수로 쏠림현상이었는데 이는 금융당국 규제로 다소 완화된 상황”이라며 “특정 증권사로 자금이 쏠렸을 경우는 회사별 리스크관리 실패 시 위험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ELS 발행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업계 반발로 ELS를 고유자산과 분리해 자기신탁 항목이라는 특정 신탁 계정으로 모으는 방안은 도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구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ELS를 통해 조달한 자산이나 부채가 증권사 여러 계정에 흩어져 손익과 리스크를 정확히 가려내지 못하게 된다”며 “증권사는 자금을 원활히 관리하기 위해 자기신탁 도입을 반대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께름칙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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