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터닝포인트] 국정농단 뒤에 숨은 위협

입력 2016-12-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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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차장

얼마 전까지도, 사실은 오늘 이 순간에도 최순실 국정농단의 폐해를 뒤쫓고 있습니다. 그러던 사이 정작 짚어야 할 다른 부분들을 놓쳤음도 고백합니다.

지난 5일 제53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말이 기념식이지 행사장 분위기는 초라했습니다.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였던 수출이 작년(-8.0%)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으니까요. 수출액이 2년 연속 뒷걸음질한 것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8년 이후 58년 만이었습니다. 수출 주도 대기업이 이제 성장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나라 경제가 이 모양인데, 가계 빚마저 폭증하고 있어 걱정이 됩니다.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지난달 말 기준 1300조 원을 넘었습니다. 1년 새 130조 원 이상 급증한 것인데요. 3분기에는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까지 사상 최대인 11조 원을 넘겼습니다. 당장 돈이 없는데 은행권 대출이 어려우니,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서민 대출이 옮겨가는 셈이지요. 가정과 자영업자들이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고는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여느 때라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도 문제입니다. 사상 최대 피해에 대해 우리는 무감각해졌습니다. 농림부 집계를 보니 살처분 규모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불과 26일 만입니다. 역대 최대 피해를 냈던 2014년 AI 사태를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그뿐인가요. 최근에는 군 내부 전용 사이버망이 북한으로 추정되는 외부 해킹 세력에 뚫렸습니다. 우리 군의 사이버 방어전선이 무너진 심각한 사건이었습니다. 국방부는 합동조사팀을 구성해 관련 내용 조사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심각성을 알리는 목소리는 너무 작기만 합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방위사업청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을 요구한다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방위사업 책임자가 내뱉은,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미국 측이 우리에게 부담을 떠넘기기 위한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걱정됩니다.

외교도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 정부가 롯데그룹의 현지 사업장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자발적 의지는 아니었겠으나, 롯데가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우리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와 민생, 국방, 외교 등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관련 공직자를 다그쳐야 할 사람이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입니다.

최순실 게이트 탓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수습의 끝을 기다리기보다 이제 놓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내년 무역의 날에는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수출탑 수상 기업이 대폭 증가하고 대통령이 기념식장에서 기업인들과 함께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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